자전거 사랑

(21.4.18) 영암 은적산~월출산 천황사 라이딩

EverGreenMan 2021. 5. 12. 21:34

바람아 멈추어 다오!~
아침 바람 세기가 장난이 아니다.
오늘은 영암 천황사 유채꽃 구경 가는 날~

출발시간은 오전 9시...
일행은 먼저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고 난 업무때문에 제 시간에 출발을 하지 못하고 먼저 출발한 일행을 뒤따라가야 할 상황이다.
일단 뒤따라간다고는 자신감 있게 말했지만 갈길이 막막하고 걱정이다.
초행길에다 바람때문에 쫒아가는데 체력소비가 엄청날게 눈에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길은 있는 법...
한줄기 빛이 나타났다.
나의 처지가 안쓰러웠는지 성호회원님께서 동행 라이딩을 해주겠다고 연락을 주신다.

오전 9시가 훌쩍 지난 시간..
성호회원님과 조우하여 카누경기장을 출발한다.
삼호대교 진입부터 바람의 힘을 피부로 느낀다. 강바람이 세차다.

목포에는 라이딩 할 수 있는 산들이 많지않아 영암, 무안, 강진, 해남 등 인근지역으로 이동해야하기때문에 삼호대교는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될것 같다.

불어오는 맞바람을 뚫으며 도착지점으로 가고 있는 일행을 쫒아 부리나케 달려간다.
난 초보 라이더답게 성호회원님 뒷꽁무니만 바라보며 뒤따라 간다.

어디인지 모를 농로와 국도를 따라 한참을 달린후 터널 앞에서 첫 휴식을 한다.

눈앞에 산이 보이는걸 보니 직감적으로 은적산임을 느낀다.
물한모금에 한숨을 돌리며 짧은 휴식이 끝나자
은적산 임도가 시작된다.
오른쪽에는 신덕저수지가 보이고 주변이 아늑하다.
산속에서 몸을 숨기니 바람소리가 잔잔하고 라이딩 하기에도 편안하다.
은적산 임도에는 자갈이 많다.
자갈길은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위험하니 신경을 바짝 세워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은적산 임도
초입부 얼마되지 않은 지점부터 슬슬 오르막이 나타난다.
이대로 계속 올라가다보면 평지가 나오고 그 이후에는 내리막이 나오기 때문에 편안히 페달만 밟으면 임도를 마무리 할 수 있다.

은적산 임도
처음 오는 장소이다보니 무리하지 않고 페달링을 가볍게 하며 올라간다.
성호회원님과 보조를 맞추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올라가니 어느덧 은적산 완만한 지점이 나온다.
은적산 주변의 푸르른 산록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때 즈음 숲속에 얼굴을 숨긴채 알수 없는 소리로 낯선 방문객의 등장에 긴장섞인 울음도 그저 새들의 아름다운 구애처럼 들려 라이딩 하는데 힘을 주고 정겨움으로 다가온다.
은적산의 숲에서 봄의 기운을 잔뜩 받아가며 계속적으로 페달을 밟아간다.

오르막을 오른 다음에는 언제나 내리막이 기다린다.
오르막에 대한 보상...이제 은적산 임도를 내려간다.
언제나 다운은 신난다.
그래도 조심은 해야지...

임도를 내려와 국도를 따라 달리다보니 늘어진 밭 한가운데서 호흡을 맞춰 밭을 일구는 모습에 흐뭇하게 바라본다.
이곳에서 옥수수를 이앙기로 심는 모습을 본다.
모가 아닌 옥수수를 이앙기로...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국도를 따라 달리는 동안 강한 바람이 불어 순간 자전거가 휘청거린다.
제대로 스피드를 내기가 쉽지 않다.

일행은 군서면 왕인로 국도옆 어느 지점에 위치한 시골풍 월성수퍼에 잠시 페달을 멈춘다.

라이더들이 잠시 쉬어가기 딱 좋은 지점이다.
성호회원님과 곡차를 마시며 흘러내리던 원기를 다시 회복한다.

주인 아주머님도 라이더이신 모양이다.
아침일찍 둘레길을 타고 오셨다는데 나름 라이더의 자부심이 대단하시다.

학산면소재 월성수퍼
곡차 몇 잔에 원기를 회복하고 다시 달린다.
바람의 기세는 꺽이지 않고 여전히 바람의 힘은 강하다.

얼마 가지 않아 구림마을 통과하자 왕인박사 유적지 이정표가 나온다.
역사책에서 봤던 왕인박사..
그곳을 지금 난 달리고 있다.
국도를 따라 신나게 페달을 밟다보니 월출산 국립공원 이정표를 만난다.
오른쪽 주변을 둘러보니 정상이 바위로 둘러싸인 월출산이 눈앞에 성큼 다가온듯 하다.
목적지가 얼마 안남은것 같다.

월출산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많다.
자전거로 월출산까지 오다니...
여태 말로만 들었지 월출산 방문은 생전에 이번이 처음이다.
눈앞에 악산이라고 듣던 월출산이 눈앞에 들어온다.
황사없는 주변경관이 그저 아름다움을 배가 시킨다.

월출산 국립공원
국립공원 안에 진입하자 철기선배님과 정우 선배님께서 미리 도착해 계신다.
다른 일행들은 아직 도착 전이다.

별동대로 출발한 4명만 먼저 도착한 것이다.
얼마지나지 않은 시간, 참석 일행들 모두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일단 왔으니 일행은 위로 올라가본다.
나도 뒤따라 무작정 올라가본다.
도착한곳은 정상은 아니었지만 탐방로 입구는 구경할 수 있다.

자전거로는 위로는 더이상 못가겠지... 등산객들이 내려온다.
어떤 곳인지 올라가고 싶어진다.
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에 만족해야 한다.

밖에서 보는것과는 달리 국립공원 내 월출산 자연의 모습은 주변 푸르른 산록이 어우러져 평안하고 고요하다.

월출산 표지석
월출산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힘이 생기며 웬지 기분 좋아지는 느낌을 얻는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등산으로 한번 와보고 싶다.
저 위 월출산 정상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월출산 국립공원
월출산 정기를 잔뜩 받고 일행은 다음 장소인 유채꽃밭으로 이동한다.
도착한 유채꽃밭은 정말 장관 그자체다.

과거 제주도 여행에서 봤었던 유채꽃밭처럼 드넓은 노란 물결 풍경이 그저 멋있다라는 감탄사를 연신 내뱉기에 충분하다.

월출산을 배경으로 들판에 노란 물감을 뿌려 놓은듯한 드넓은 자연의 모습이 한폭의 수채화다.

일행은 어린애들 마냥 유채꽃밭에 파묻히며 삼삼오오 모여 자신들만의 추억의 시간을 갖는다.

악산이라는 험상궂은 월출산 자연의 모습을 그나마 유채꽃과 조화를 이루어주면서 한껏 부드러운 자태로 다시 태어난다.

유채꽃과 월출산 전경
월출산과 유채꽃밭
일행 모두 유채꽃밭의 아름다움을 몸소 체험하며 눈 호강을 제대로 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4월의 봄의 향기다.

이제 눈이 호강했으니 주린 배를 채울 시간이다.
점심 장소인 금호관으로 일행은 이동한다.



장소로 가는 페달의 속도가 가볍다.
영암소재 한정식 음식점 '금호관'에 도착했다.

영암소재 '금호관'
금강산도 식후경~
아침부터 달렸더니 배가 고프다.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4인)를 유지하며 일행은 자리를 잡는다.
한정식 전문점답게 한상차림 음식이 정갈하다.

배가 고파서였을까~ 음식이 맛있어서일까~
아무튼 맛있는 식사를 마쳤다.

금호관에서 배를 채우고 이제는 움직여야 할 시간이다.
일행은 서서히 몸을 움직인다.

영암소재 식당 "금호관"
금호관에서 배를 채우고 이제는 움직여야 할 시간이다.
일행은 서서히 몸을 움직인다.

국도를 따라, 농로를 따라 달리는 동안 바람은 여전히 분다.
함께 달리니 외롭지 않고 행복하다.

학산면 영산로 인근에 위치한 학산파출소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한다.

다시 농로를 따라 달린다.
길이 아기자기해 재미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많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정확한 지점을 알수 없는 사거리에서 치중선배님과 헤어진다.
집이 목포가 아니신 모양이다.
영암 어디쯤이신가? 잘 모르겠다.

멀찍이 지나가버린 일행들을 뒤따라 농로 사이를 신속하게 지나간다.
날씨는 화창하지만 바람은 끊임없이 불어 제낀다.
오늘 바람을 제대로 만난것 같다.

농로길을 따라 달리니 기분이 좋아진다.
멀리 목포시내 건물이 보이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마지막 휴식장소인 영산호 휴게실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일행은 잠시 휴식을 한다.

영산호 휴게소에서 휴식을 끝내고 처음 출발지로 달린다.
다 와서인지 발걸음은 가벼우나 삼호대교를 지날때 마지막 용심을 내는 영산강바람이 만만치 않다.
페달의 움직임이 무척이나 더디게 느껴진다.

영산호 휴게소
드디어 출발장소인 자전거길 카누경기장에 도착했다.
맞바람 속에서 나름 쫄깃했던 라이딩이었다.
바람을 계속 맞았더니 눈이 시리지만 이것 또한 추억이다.

오늘 월출산 웅장함과 유채꽃의 향연...
인상깊었던 라이딩이었다.

함께 참여해서 기쁘고 무엇보다 일행모두 안전사고 발생없이 라이딩이 잘 마무리되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