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1.4.13)나주에서 광주까지

EverGreenMan 2021. 4. 16. 14:39

바람이 강하게 분다.

전날 당직근무 후 차량에 자전거를 싣고 압해도 송공항으로 향한다.

몇일 전 압해도 라이딩을 하면서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기점.소악도 순례자의 길을 탐방하기 위해서다.

들어가는 운항시간이 오전 12시 50분 배여서 혹시나 늦을까 1시간 전에 터미널에 도착했다.



도착한 송공항의 바다날씨가 심상치 않다.

서해해상 강풍특보가 발효중~~ 오늘 입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터미널 안내원도 정상적으로 배가 운항할지 장담을 못한다고 말하니 더욱 마음이 뒤숭숭하다.

오늘 마무리를 하고 싶은데.... 기상이 선뜻 도와주질 않는다.



출항시간이 다가오자 일단 오전 12시 50분 배 운항은 정상적으로 한다고 한다.

그런데 입도하는 배가 문제가 아니다.

이 배를 타고 입도하여 둘러보고 나오는 시간은 1시간이 채 못된다.



마지막 배가 입도해야지 그나마 섬 코스를 라이딩을 할 수 있는데 걱정이다.

입도해야 하나, 이대로 접어야 하나... 고민이 된다.



일단 빠른 결정을 하기 위해 목포운항실에 마지막 배의 운항 문의를 한다.

바다 날씨가 점점 나빠져 마지막 배는 운항을 못할것 같다는 답변을 받는다.



답변을 듣는 즉시 바로 결정, 기점.소악도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다른 라이딩 코스를 찾는다.

어디로 갈까? 섬은 날씨때문에 가지 못하고.. 무안, 영암, 진도, 강진... 여러선택지를 고른다.

쉽게 결정이 안된다. 시간이 점점 흘러가기 때문에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



그래 영산강으로 가자.

목포로 발령와서 목포에서 느러지전망대까지는 몇번 갔었지만 자전거길이 그다지 좋지 않아 이번 영산강 라이딩은나주 승천보에서 시작하여 광주까지 왕복라이딩을 하기로 한다.



송공항에서 나주 승천보까지 거리가 약 70km 가까이 되니 서둘러야 한다.

한참 후에 나주 승천보에 도착했다. 도착시간이 오후 3시가 다 되어간다.

승천보에서 휴식을 하고 있는 라이더들이 보인다.

이 곳도 영산강 바람이 강하게 불어제낀다.



출발이다. 왕복코스는 대략 70km는 될듯하다.

승천보 인증센터
승천보를 통과하며 자전거길로 접어든다.

이 곳 자전거길은 그나마 관리가 잘되어 있다.

자전거길에서 라이더들을 많이 만나니 반갑고 힘이 난다. 다들 열심히 달리신다.



멀리 아름다운 노오란 유채꽃밭이 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자태에 눈길을 사로잡는 유채꽃을 무심히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 달리는 자전거를 멈춰 세운다.

유채꽃밭
이곳에서 나만의 자유를 마음껏 누려본다.

유채꽃 구경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긴다.
광주시가지가 보인다.
하늘이 청명해서 주변이 깨끗해 보인다.

영산강 주변으로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다.
다들 여유로운 모습들이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갑자기 파란색 자전거길이 끊겼다.
여기가 어디쯤인지... 주변을 살피고 있는데 다른 라이더 한분이 나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

어디에서 오셨는지 물으니 강원도 동해에서 출발해서 현재 전국 자전거일주 중~.
어제 제주도 일주를 마치고 오늘 아침부터 목포에서부터 담양댐까지 가는 일정이라고 하신다.

라이더께서도 갈길이 바쁜지 잠시 머뭇거리시더니 어디라 길이 나오겠지 하며 아랫길로 쌩하니 달려나가신다.



혼자서 전국 자전거일주 하시는 라이더분들을 뵈면 정말 자신과의 싸움을 하시는 대단한 분들이다는 생각이 든다.

전국일주 중인 라이더
라이더분이 먼저 가신 후 나도 뒤따라 아랫길로 내려간다.

중간에 이정표라도 있었으면 좋았을것을...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까지 오는동안 중간 중간 자전거길 보수하는 구간이 많다.

아랫길로 내려가니 파란색 줄 자전거길이 나온다.

여전히 광주의 시가지는 한산하고 조용하다.

첨단대교
바람이 제법 분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오늘 라이딩 종착지는 광주 지야팔각정..

이곳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주변을 살핀다.

지야팔각정
영산강 줄기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수변이 아름답다.

이제 곧 본격적인 라이딩 시즌이 오면 많은 라이더들이 영산강을 찾을것이다.

이곳에서 나의 흔적을 남기고 발길을 돌린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려고 폼을 잡는다.

슬슬 배도 고프고 갈길이 멀다.

영산강 자전거길을 따라 산책을 하는 주민들이 더 많아진것 같다.
산책하기에는 아주 좋은 환경이다. 부럽다.

달리는 동안 오고가는 라이더들에게 인사를 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며 달리니 그리 외롭지만은 않다.

바람이 좀더 분다.
저멀리 승천보가 보인다.
노을지는 승천보가 아름답다.
이제 다 와 간다.

노을지는 승천보
승천보를 건너 출발지점에 도착했다.
라이딩하는 동안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감사드린다.
오늘 라이딩은 예정에 없던 코스였지만 새로운 도전은 힘들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름답다.

추억의 한자락을 남기며 나주에서 광주까지 라이딩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