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1.4.24)신풍~수암산~와온을 다녀오다.

EverGreenMan 2021. 5. 12. 21:42

온기를 불어넣은 듯한 봄바람이 살랑살랑 분다.

한달만에 여수에 복귀한 기념으로 오늘 라이딩은 직장 '해바라기' 회원들과 전봉산~영취산 샤방 라이딩을 하는 날로 정한다.
날씨도 화창하고 발걸음도 가볍다.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자전거도로에는 산책이나 라이딩을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늦지않기 위해 출발 10분 전에 도착한 미평공원에는 영복 선배님께서 먼저 도착해 계신다.

아직 시간여유가 있어 선배님과 담소를 나누며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중 공원으로 들어오는 낯익은 모습의 라이더가 보인다.
민간동호회 회원 아담님이다.
이게 얼마만인가?
오랜만의 만남이어서 더욱 반가웠다.

오늘은 아담님께서 평소와는 다른 길로 와서 필연처럼 얼굴을 볼수 있는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거루님과 오전 9시에 라이딩이 있다고 하신다.
시간이 남아 일행을 같이 기다려주면서 담소를 나눈다.

미평공원에는 또다른 일행들을 기다리시는지 라이더분들이 많이 보이신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출발시간이 한참이 지났는데도 우리 일행들이 오지 않는다.
뭔가 이상해 연락을 취해보니 갑자기 개인사정이 생겨 라이딩에 참석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걸 어쩐담?
옆에 있던 아담님이 이렇게 된거 같이 라이딩을 가자고 하신다.
오늘 함께 할 운명이었던걸까?
자연스럽게 영복 선배님과 나는 거루님, 아담님 라이딩에 합류하기로 한다.
우연이 아닌 필연인가~ ㅋㅋ
이렇게 라이딩 멤버가 급작스럽게 구성이 된다.

오늘 라이딩은 영복선배님, 거루, 아담, 나까지 정부지침에 맞게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부합되는 인원 4명이다.

먼저 만난 3명은 인증샷을 남기고 거루님이 기다리는 가곡정자로 출발한다.

오늘 화창한 날씨가 한 몫을 했는지 오고가는 라이더들이 눈에 띄게 많이 보인다.
다들 어디를 가시는지 바쁘게 페달을 돌린다.

가곡정자에 도착하여 거루님과 인사를 나눈 후 본격적인 라이딩이 시작된다.

닉네임처럼 거루님의 리딩스타일로 볼때 오늘은 샤방라이딩에서 스피드 라이딩으로 전환된게 분명해 보인다.

덕양으로 향하는 자도에도 봄기운을 맞으며 야외로 떠나는 라이더분들이 많이 보이지만 코로나 영향때문에 다수인원보다 3~4명씩 어울리며 소수인원이 함께하는 모습들이 눈에 자주 뛴다.



자도를 달리는 중 역시 여수 자도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점을 실감한다.
웬지 기분이 좋아지고 외지에 몇달 있으면서 자도 경험을 해보니 이런 느낌을 더욱 많이 받는다.

이제 일행은 자도를 벗어나 산단 자전거길로 우회하여 달린다.

공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메케한 화학냄새를 맡으니 이곳을 얼른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애양원 코스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없이 숨을 참던지 조금은 들여마셔샤 이 코스를 통과할 수가 있다.

달리다보니 멀리 대포갑문이 보인다.
저 샛길을 통해서야 애양원으로 진입할 수 있다.
지역에 사시는 라이더분들도 이 길을 모르시는 분들이 꽤 많은것 같다.

대포갑문을 통과하니 주변 자연환경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흙과 풀들 속을 지나며 일행은 애양원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저만치 여수공항이 보이고 농로길을 따라 얼마 가지 않아 애양원 국도와 합류한다.

차량없는 국도길을 따라 달리니 평화롭다는 느낌에 일행은 잠시 여유를 가진다.

애양원에 도착했다.

토요일 오전시간 진료때문인지 주차되어 있는 차량이 많다. 하지만 오고가는 사람들의 인기척을 느낄 수가 없다.
병원자체가 조용하면서도 뭔가 평화롭다는 느낌을 준다.

애양원 병원을 지나 삼간도와 연결되는 '마루다리'로 넘어간다.
관절염 환자들이 수술 후 편하게 건너다닐수 있게 만들어 놓은 다리라고 한다.

만든지 시간이 지나서일까?
페달질을 할 때마다 삐걱거리는 나무소리에 순간 무너질까봐 겁도 나지만 바다위를 달리는 느낌이 묘하면서 기분이 좋다.

낮은 뭍에 드러난 갯벌 위를 날씬한 두다리를 뻗어 노니는 왜가리 한쌍의 모습을 보니 이곳만의 아름다운 운치가 정겹게 느껴진다.

마루다리를 통과해 곧바로 좌측으로 진입하니 삼간도 해안도로가 나온다.

전지작업이 잘되어 있어 장애물도 없고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데 어려움은 없다.

삼간도 해안도로를 끝내고 신산교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한다.
날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청명해지는것 같다.

광양만을 둘러싸고 있는 이름 모를 작은 섬들, 소형어선, 바지선 등등...
소박한 주민들의 일상 모습속에서 나 또한 안락함을 느낀다.

라이딩을 축하해 주는 듯 일행들 머리위 상공에서 공항에서 이륙한 항공기가 굉음을 내며 퍼레이드를 펼쳐주니 이 또한 감사할 따름이다.

신산교는 삼간도와 신산마을을 이어주는 다리로 이제 공사가 막바지에 이른것 같다.

이 길을 따라가다보면 외진마을로 진입해 마을길, 농로길을 만나고 순천왜성까지 갈수 있다.

작년 이 코스를 확인하려고 탐방을 했었는데 다시 가라고 하면 기억이 스물스물 날것 같긴 하다.

이 다리가 완공이 되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차량으로 이 해안가를 찾을 것이다.

앞으로 신산교를 잘 닦아놓으면 국도의 위험성을 벗어나 자전거가 다닐수 있는 또 하나의 명품코스가 될것 같은데 오히려 차량 진입 등 사람등 왕래가 많아진다면 라이더들에게 좋은건지 모르겠다.

신산교에서 달콤한 휴식을 끝내고 일행은 잘 닦인 신산교 위를 경주하듯이 달려간다.
경주가 끝나는 지점에는 철문이 굳게 닫혀있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전거를 들고 철문을 넘어야한다.

철문을 넘어서부터 곧장 내려가다보면
여순간 국도와 합류하게 된다.
이 도로는 평소에도 대형차량들이 많이 다녀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 주의하며 라이딩을 해야 한다.

국도를 따라 달리는 다른 일행들이 보이는데 위험해 보인다.
어디로 가시는지....

수암산은 어디로 가야하나?
뒤따라 가면서도 궁금사항이 많아진다.

얼마쯤 갔을까?
국도를 달리다 SK삼경주유소를 기준으로 유턴을 한후 도로 반대편 도로를 건너간다.
주변을 보니 율촌 취적마을 이정표와 시멘트 공장이 보인다.

이제부터 수암산으로 오른다.
수암산은 여수공항 건너편 산곡저수지 방면으로만 몇번 가봤었지 이쪽 길은 처음이다.

멀리 시멘트 공장이 보이고 레미콘차량 2대가 뿌연 시멘트 먼지가루를 일으키며 내려온다.

초입부분을 얼마지나지 않은 지점부터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
산곡저수지 방면보다 경사도가 훨씬 더 심한것 같다.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호흡이 빨라진다.

땀방울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고 기어비를 최대한 가볍게 해서 올라간다.
흥얼거리던 콧노래도 멈추고 페이스 조절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올라가지만
배도 고프고 허벅지도 쫄깃하고 이래저래 멈추지는 못하는 상황에서 앞사람만 보며 페달질을 한다.

이미 체감온도는 30도를 넘는것 같고 내리쬐는 햇볕에 얼굴이 달구어진다.

수암산 정상부에 도착했다.
계속될 것만 같았던 업힐도 드디어 마무리가 되고 이제는 다운만이 남았다.
경사도가 있는 업힐이었던 만큼 다운도 경사가 있어 은근 재미있으면서 긴장의 끈을 놓칠수가 없다.

활강하는 듯한 스릴을 느끼며 도착한 곳은 율촌 중산마을로 골목을 따라 나온 길은 인근 국도와 마주친다.

여수민속전시관 이정표를 보니 어딘지 알수 있을것 같다.
작년 해룡마을까지 영복선배님과 아침운동을 하던 코스다.
참 달리기 좋은 코스다.

국도를 달리면서 뭉쳤던 허벅지 근육을 풀어준다.
차량없는 국도는 언제나 속도를 내기에는 제격이다.

율촌 가장마을에 위치한 '용석슈퍼'에서 페달을 멈춘다.

샤방 라이딩을 할거라고 아무것도 먹지않고 나왔는데 스피드 라이딩으로 인해 에너지 보충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슈퍼에 들어와 곡차와 사이다로 긴장을 풀어준다.

메뉴는 계란떡이다.
특별한것 같지 않은 메뉴가 오늘은 특별한 메뉴가 되는 순간이다.
계란과 미나리의 만남~
계란 안의 미나리의 사각거리는 식감이 좋다.
거기에 미나리의 향까지...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맛을 모르리~

아주머니께서 아침일찍 수암산에서 뜯어 오셨다는 서비스로 주신 데친 미나리를 초장에 찍어 먹으니 향의 깊이가 더해지는데 그맛 또한 일품이다.

쉬는 중에도 도로를 따라 라이더들이 오가는걸 보면 라이더들에게 필요한 쉼터임에 분명하다.

에너지 보충을 충분히 했으니 다시 갈길을 재촉한다.
이제 도로를 따라 와온 방향으로 빠르게 내려간다.

와온길을 따라 달리다보면 갯벌길을 만난다.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기분이 최고다.
누가 이 기분을 알리요~
정말 힐링 그 자체다.

청명한 날씨 속에 우리는 그 안에서 숨쉬고 있고 한편의 풍경화의 주인공이 된다.

와온 공원으로 가는 산책로에서는 잠시 페달질을 멈춰야 한다.

산책로 폭이 좁아 자전거 통행은 안된다.
갈수만 있다면 가보겠지만 못 간다.
이 길을 자전거로 가는 사람은 진기명기에 나올만하다.
혹시 상감님이라면 갈수도 있을것 같다.

처음부터 자전거를 가지고 진입을 한게 잘못한거지, 원래 사람들만 다니는 산책로 그자체인것을...

와온공원에 도착했다.
공원에서 내려다보는 여자만의 넓게 펼쳐진 갯벌과 작은 섬들..
마음속 남아있는 찌꺼기들이 고스란히 내려가는 기분이다.
모든게 평화 그 자체다.

아름다운 와온해변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괜시리 기분이 상쾌하고 좋아진다.
멀리 맞은편 손에 잡힐듯한 백리길 화포해안가도 보인다.
금방이라도 달려가면 도착할것만 같다.

평온한 와온공원에서의 휴식을 끝내고 와온국도부터 다시 속력을 내며 달린다.
거루님의 리딩으로 달리는 속도가 계속 빨라진다.
계속되는 페달질에 어느덧 해룡로 삼거리에 도착한 후 우측 두언길로 진입한다.

두언길을 따라 가다보니 아직 완공이 안된 여자만 갯노을길을 만난다.

5월 30일 개통예정이지만 거의 다 완공이 된것 같다.
이런 멋진 길이 여수에 있다는 자부심과 여자만의 햇살을 받으며 달리니 그 자체에 너무나 기분이 좋다.

갯노을길이 끝나자 광림마을 농로길로 진입한다.
아기자기한 마을길과 농로길을 따라 가다보니 반월마을이 나온다.
반월마을에 피었던 노오란 유채꽃은 다 지고 보이지 않는다.
내년에는 볼수 있을까?

선두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다보니 사진촬영은 하지 못하고 페달질에 신경을 쓴다.
이 또한 스피드 라이딩의 또 다른 매력 아니겠는가!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해넓이길을 따라 달리다보니 장척 노을 쉼터에 도착한다.

일행들 모두 오후 일정이 있어 점심은 칼국수로 먹기로 한다.

장척 노을쉼터에서 휴식을 끝내고 칼국수 식당까지 다이렉트 라이딩을 시작한다.
잘 닦인 소라 해넙이길을 따라 달리며 오고가는 라이더들을 만난다.

갯벌을 들어낸 물 빠진 달천교가 일행들에게 쉬어가라고 유혹하지만 일행은 곧장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다.

여수는 정말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길을 잘 만들어 놓은것 같다.
이런 길을 즐기며 달리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해안가 가림막이 있는 곳마다 가족단위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차박을 하며 한상 걸게 늘어 놓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가사리 생태교육관을 지난다.
이곳도 산록의 둘러싸인 시골 마을의 봄기운이 가득 넘친다.
주차장에는 캐리어를 올린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고 라이더들의 모습이 보인다.

속도전으로 달리다보니 어느덧 점심장소인 칠색초칼국수 식당에 도착했다.
이 식당은 코로나 영향을 받지 않는지 찾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일행은 4명이라 당당히 테이블 좌석에 앉아 얼굴을 누르고 있던 마스크를 벗은 후 주문을 한다.

주문한 칼국수가 나왔다.
칼칼한 국물과 푸짐한 양에 걷절이 김치까지 더한 맛이 아주 끝내 준다.
조개와 새우 그리고 일곱색깔 칼국수가 이색적이다.
칠색초는 일곱색갈 자연제료로 색을 입힌 보기드문 면 이라고 한다.
죽림저수지 옆에 자리하고 있어 한적하고 깨끗한 맛과 멋이 함께하는 식당이다.

양 또한 아담님 손크기와 비교해 훨씬 클 정도의 양으로 성인 4명이 먹기에도 많을 정도의 양이다.

식사 후에는 앞마당에 핀 꽃들을 보면서 잠시 봄의 향기에 젖는다.
봄 꽃들이 손님들을 맞이하려고 한껏 자태를 뽐내며
소화제 역할을 해준다.

배부른 몸둥아리를 이끌고 다시 자전거에 오른다.
이제 죽림 사거리에서 무선방향으로 이동한다.

몸이 나른하다.
라이딩의 끝이 서서히 보인다.
롯데마트 인근 자전거도로를 달리면서 오늘 스피드라이딩은 유종의 미를 거두며 마친다.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거루님의 스피디한 리딩, 그리고 멋진 코스 덕분에 제대로 힐링을 잘한것 같다.
다음 번에도 함께 라이딩 하기를 기대하며 함께 해주신 회원님들 수고 많으셨고 감사를 드린다.

언제쯤 코로나가 사라질까?
빨리 코로나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나름 각자만의 즐거운 라이딩 통해 힐링하시고 빠른시일내에 함께 하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