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1.10.2) 전봉산~영취산 힐링 라이딩

EverGreenMan 2021. 10. 31. 20:27

오랜만에 전봉산에 올라본다.
최근 선선하던 아침 기온에 비해 오늘은 약간 후덥지근한 날씨를 맞이한다.

산속의 고요한 자연을 뒤로하고 전봉산 임도 출발지에서 가벼운 페달링으로 달려간다.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최대한 천천히 가을 분위기를 느낄 참이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지점부터 나무 숲 사이에서 몸을 숨기며 지저대는 새소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지긋하게 길게 늘어진 전봉산의 업힐 구간을 지나니 흙길, 자갈길을 만난다.
전봉산은 여러가지 다른 분위기를 느낄수 있어 언제나 새롭다.

우거진 산록이 조금씩 다른 여러가지 색깔을 띠며 변화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한참을 산속으로 들어오고부터는 시원한 기분을 느낀다.

군데군데 엊그제 온 비로 만들어진 물 웅덩이를 피해가며 첫번째 휴식장소인 흥국사 삼거리에 도착했다.

혹시나 다른 라이더분들을 만날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했는데 역시나 아무도 없다.
반겨주는건 나를 침입자로 생각하는 산 모기떼들만이 사방에서 몰려와 나의 온몸을 물어 뜯는다.

곧장 사근치 방향으로 내려간다.
중간에 이끼와 낙엽들이 바닥에 깔려있어 최대한 조심히 내려간다.
언제나 다운은 신나고 쾌감을 느끼게 해주지만 그럴수록 평정심을 찾아야 한다.

사근치에 도착했다.
고목나무도 그 자리를 여전히 잘 지키고 있다.

진례마을로 가기전 만난 동네 어르신과 20여분 담소를 끝내고 이제 진례마을 갈림길 초입부분 경사도 20%의 업힐을 시작한다.
최대한 기어를 가볍게 하고 편안하게 올라가니 울창한 거목들이 나를 기다린다.
평온하다.

잠시 발걸음을 멈춘 사이 산모기 떼가 신경질적으로 달려들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진례마을 삼거리에서 곧장 봉우제 방향으로 올라간다.
이 구간도 13~18 경사도가 계속되는 업힐이 계속된다.
이럴때는 무리하지 않고 기어비를 가볍게 하고 올라가는게 최고다.

봉우제에 도착했다.
아무도 없다.

산 능선주변으로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연분홍 진달래를 내년 봄에는 편안하게 볼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혼자서 벤치에 앉아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들을 독차지하고 오랫만에 여유를 부려본다.
그냥 좋다.

여수는 가까운 근처에 산이 있어 좋다.
행운이다.

봉우제에서의 여유를 끝내고 이제 하산을 하기 위해 골명제 방향으로 내려간다.
이동하는 구간마다 새로운 묘미의 자연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수 있어 좋다.

영취산 능선을 타고 상암으로 내려와 신덕, 소치, 오천, 만성리를 거쳐 자도를 따라 안전하게 귀가했다.

오랜만에 다녀온 전봉산과 영취산~
찾을때마다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다.
짧지만 굵게 라이딩한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