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1.8.17) 여순국도~해안도로

EverGreenMan 2021. 9. 11. 00:02

장단지 치료때문에 몇일 몸을 움직이지 않았더니 온몸이 뻐근하다.

장단지 통증은 여전히 있지만 계속 누워있을수만은 없는법~
감각 위주, 자도만 달린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서본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생각했던 것보다 덥지 않은 날씨여서 다행이다.

자도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움직이는데 한결 수월해 일단 덕양 끝 자도까지 달려보기로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덕양 자도 끝자락..
여기에서 끝내기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제 어디로 갈까~
오랜만에 산단도로를 달려 중흥부두까지 가보기로 한다.

도착한 중흥부두 인근에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구조물이 생겼다.
오랜만에 와보니 주변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공사내용을 살펴보니 중량물을 하역하는 접안시설인것 같다.

날씨가 덥지도 않고 화창해서 기분이 좋다.
미리 도착한 라이더분께서는 인근 바위 틈사이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멀리 바다 건너에 있는 광양항 컨테이너부두가 평화로워 보인다.

바지를 고정하기 위해 육지에 연결해 놓은 홋줄 장력이 주기적으로 탱탱해질때마다 음산한 소리를 내자 괜히 겁이 나 앉아있던 자리를 떠나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다.

오랜만에 중흥부두에서의 휴식을 끝내고 이제 애양원을 둘러보기로 한다.

대포갑문을 통과해 애양원을 가는 농로길은 언제나 아늑하다.
멀리 공항도 보이고 벌써 애양원 구경을 끝마치고 복귀하는 라이더분들도 만난다.

애양원 바깥은 조용하다.
오늘은 마루다리를 건너 삼간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잠시 벤치에 앉아 삼간도를 멀리서 바라보며 주변 풍경을 감상해 본다.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둘러보니 의외로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한폭의 풍경화다.

이제 뒤돌아 집으로 가야 하나?
생각했던것 보다 장단지 통증을 견딜만하다.
다시 달려야한다는 충동질이 마음속 깊이 요동친다.

이번에는 난생처음으로 여순국도를 따라 해룡까지 이동 후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여수로 복귀하는 코스를 정해본다.

여순국도로 순천까지 이동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차량통행이 많아 위험하다고 생각해 애초에 애용하는 코스는 아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최대한 안전하게 천천히 가보기로 한다.

도로에 올라서자 공단으로 출입하는 대형화물차량 행렬들이 생각보다 많다.
갓길로 최대한 붙어서 이동해보지만 2차선에서 큰 화물차들이 바짝 붙어 올때는 섬뜩함이 느껴져 움찔거려진다.

율촌 조화리 인근부터 기온이 점점 올라간다.
언덕배기에 올라서자 '신대상주유소'가 보여 쉼터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이대로 해룡까지 갈수 있을까?
큰 차량 행렬이 많아 걱정이 앞선다.

다시 돌아가기도 애매한 위치다.
해룡까지만 가면 이런 고민은 해결되는데....

일단 출발...
차량행렬이 너무 많아 잠시 율촌 읍내로 빠져 이동하기로 한다.

읍내를 통과 후 당두리마을을 지나자 호두 삼거리가 나온다.
다시 여순국도다.
이제 해룡까지는 얼마 안남았다.

자칫 넘어지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때문에 최대한 안전하게 라이딩을 진행한다.

드디어 해룡교차로에 도착했다.
이제서야 마음이 안정이 되는 기분이다.

순천 농산물 도매시장도 보인다.

월전마트도 보이지만 문이 닫혔다.
근처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음료를 구입한 후 해룡파출소 쉼터에서 땀을 식힌다.

이제부터는 평소에도 자주 다니던 코스라 걱정은 되지 않는다.
와온, 상봉, 반월, 달궁, 달천, 장척.... 해안도로만 따라가면 된다.

도착한 와온마을도 조용하다.
물빠진 갯벌 위로 몇명의 사람들이 보이긴 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와온슈퍼 아주머니께서 문저리회를 먹고가라고 하시는데 웬지 내키지가 않아 정중히 사양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반월마을도 마찬가지로 고요하기 그지없다.
정자에는 마을 어르신으로 보이는 세분이 한가로이 장기를 두고 계시는데 한분 어르신께서 내 자전거에 관심을 가지신다.

자전거 가격이 얼마냐 물어 백단위라 말씀드리니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치신다.

광복절 기념으로 반월마을 해안가를 따라 굴비 엮듯 달아놓은 여러개의 태극기가 인상적이다.

공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정자는 가는 곳마다 목 좋은 곳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유물인 양 짐을 풀어놓고 점유하고 있어 인상을 찌뿌리게 한다.

집에 있는 선풍기까지 들고와서 대자로 누워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복산마을 쉼터에서 마지막 휴식을 한 후 여수까지 논스톱 컴백 홈~

출발은 시원했지만 아직은 무더위의 끝자락인 모양이다.
오후가 되자 제법 기온이 올라간다.

가볍게 자도만 타고 온다는게 결국 장거리 라이딩이 되었다.

장단지도 조금 뻐근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라이딩을 하고나니 어찌됐든 기분은 좋다.

이번 주도 비소식이 있어 마음이 답답하기만 하다.

내일도 날씨, 몸상태만 괜찮다면 출격준비다.
다시 go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