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1.3.24) 신안 1004섬: 증도(2코스)

EverGreenMan 2021. 4. 16. 14:06

당직근무 후 다른 날보다 늦은 퇴근시간~
오랜만에 햇살이 따사로운 오후 봄날이다.
낮잠을 자며 집에서 편하게 쉴까도 고민도 했지만 햇살 좋은 날을 이대로 보내기가 아쉬워 자전거를 들쳐메고 집을 나선다.

오늘은 앞전 계획했던대로 신안 1004섬 '증도'를 다녀올 예정이다.

나오기 잘한것 같다.
역시 밖으로 나오니 도로 이곳저곳에 목련꽃, 개나리꽃, 진달래꽃, 벚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며 지금 내가 봄의 한가운데 있음을 실감나게 알려준다.

처음 계획은 지도읍 보건소 지점에서부터 출발하려고 했지만 늦은 출발시간 관계로 일정이 빠듯할것 같아 차량으로 사옥도, 증도대교을 지나 관광안내소를 출발 지점으로 정한다.

증도 도착시간 오후 2시 30분!
여유있게 가야하는데 오늘도 마음이 급하다.

주황색 아치형 증도대교
오늘 증도라이딩은 증도대교를 건너 증도 관광 안내소부터 시작한다.

신안 증도 자전거길의 자전거인증센터는 해저유물발굴기념비, 짱뚱어다리, 화도 노두길, 태평염전 등 모두 4곳으로 오늘 라이딩은 인증센터 위주로 페달을 밟을것이다.

증도에 대한 정보는 주변사람들로부터 좋은 애기만 귀동냥을 해서 대충 어떤곳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속으로 들어오게 되니 도대체 어떤 곳인지 기대감이 무척이나 크다.

증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섬으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고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할 정도로 보존가치가 높은 특별한 지역이라고한다.

증도는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에도 선정되었다고하니 살아 생전에 방문하게 된 나로써는 행운아임에 분명하다.

오늘 난 시원한 바람과 청정의 공기를 마시며 청정지역 멋진 증도자전거길을 달린다.

관광안내소에서 곧바로 오른쪽의 ‘지도증도로’를 따라 페달을 밟으니 산길 해안도로가 나오고 서해의 갯벌과 아름다운 바다를 만나게 된다.

넓게 펼쳐진 갯벌과 바다 위 섬들을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는 멋지고 아름다운 해안길이다.

출발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멀리 오르막이 보인다.
경사가 심한거 아니여? 괜한 걱정이 된다.

괜한 걱정을 했다.
길지않은 오르막을 부담없이 올라왔다.
생각했던거보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라이딩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증도코스도 비포장도로가 많기 때문에 코스별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로드보다는 MTB로 라이딩을 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수 있을것이다.

오르막을 다 오르니 평탄한 흙길이 나온다.
화창한 날씨 속에 흙길을 밟는 기분이 최고다.
괜시리 분위기에 취해 소심하게 소리도 질러본다.

해안임도와 농로, 해안도로가 계속적으로 이어진다. 높지않은 산을 지나고 포장과 비포장 구간이 섞여 있어 달리는 기분은 배가 된다.
넓게 펼쳐진 갯벌과 조업하는 어선들의 모습을 내려다보니 마음이 편안함이 느껴지고 자꾸 주변을 두리번하게 된다.

산길 곳곳에는 봄꽃들이 자신들의 자태를 서로 경쟁하기라도 하듯이 뽐내며 멀리서 온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다.

흙길 임도를 내려오니 첫 인증센터 이정표가 보인다.
임자도코스와 마찬가지로 증도코스를 라이딩하면서 제일 고마운 점은 자전거길 코스를 해안을 따라 아기자기하고 찾아가기 쉽게 정말 잘 만들어 놓은것 같다.

어느 누구나 혼자 찾아와도 쉽게 코스를 찾을수 있게끔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움직이는 곳마다 모든게 관광 소재꺼리이고 구경을 하는동안 순간 이동을 하듯이 어느새 또다른 관광지점으로 오게됨을 느끼게 해준다.

해저유물발굴기념비 인증센터
과거 70년대에 신안 앞바다에서 해저유물이 발견되었다는 발굴기념비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신안해저유물발굴기념비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고 언덕아래 절벽에는 한눈에 봐도 물살이 세어 보이고 파도가 강하게 바위에 부딪칠때마다 물거품을 일으킨다.

어렸을때 지금의 현장 유물발굴 장소를 배경으로 바다에서 발견한 도자기를 찾아 암암리 매매를 하여 손쉽게 부자가 되기위한 어촌마을 사람들의 삶과 물질의 유혹에서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을 들어나게 했던 내용의 드라마를 흥미롭게 본 추억이 있는데 드라마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다.

바다 위 멀리 보이는 작고 하얀 부표가 보물선 유물 무더기로 발견된 지점이라고 한다.

신안해저유물발굴비
인증센터에서 돌계단을 따라 오르면 바로 뒤편에 해저유물발굴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비문에는 ‘해저발굴은 1976년 1월 어부가 그물에 걸려 나온 도자기를 신고함으로 인하여 시작되었다’고 적혀있다.

해저유물발굴기념관
기념비 맞은편에는 당시의 보물선으로 추정되는 배 모양의 해저유물발굴기념관이 섬 위로 자리하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기념관에 들러 당시 발굴됐던 도자기와 전시되어 있는 사진들은 보지못하고 아쉬운 마음에 다음 코스인 짱뚱어인증센터로 이동한다.

해저유물발굴기념비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내리막으로 이동해서부터는 아무도 없는 도로를 나름 나만의 분위기를 내며 가속도를 높일 수 있다.
페달에 발만 올려놔도 알아서 가는 기분이 든다.

도로바닥에는 자전거표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가장자리에는 자전거 우선도로 표시가 되어 있어 어느 지역보다도 자전거가 대우받는 지역이다.

더군다나 이동하는 차량도 많지않아 안전하게 라이딩을 할수 있어 제대로 힐링을 할 수 있는 요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넓게 펼쳐진 갯벌을 보고 해안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짱뚱어다리와 만나게 된다.

짱뚱어 인증센터
짱뚱어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증도의 명물 짱뚱어다리는 갯벌 위에 떠 있는 철재 및 목재 데크 다리로 갯벌 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짱뚱어 서식지에 걸맞게 다리 입구에는 짱뚱어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앙증스럽게 나를 맞이해 준다.

썰물이라 갯벌에는 짱뚱어와 게 등이 주위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귀엽다고 갯벌에 들어가 잡아서는 안된다.
그냥 보는것에 만족해야 한다.
마을주민외에는 짱뚱어를 잡을 수는 없으니 실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원래 짱뚱어는 청정 갯벌에서만 살 수 있는 어류로 이곳 갯벌에서 실컷 볼수 있고 더불어 다른 갯벌 생물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순천의 순천만과 여수의 여자만해안에서도 갯벌과 짱뚱어를 볼수 있지만 이렇게까지 넓지는 않다.
이곳 증도의 갯벌과 짱뚱어의 모습은 또 다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방문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짱뚱어다리
다리 주변에 자전거를 배경으로 한 포토죤이 있어 이국적이고 멋진 추억으로 남길수 있는 장소이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그들만의 추억을 남기고 계시는 커플 관광객을 만난다.

낮시간대와는 달리 저녁이나 밤시간대 짱뚱어 다리를 방문해도 좋을것 같다.

저녁시간대에 다리를 배경으로 지는 낙조의 풍경은 상상만해도 환상적일것 같다.

또한 밤시간대에 껌껌한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면 그때는 눈으로도 헤아릴수없을 만큼의 수많은 아름다운 별들을 분명 볼수 있을것이다.

아쉽지만 주변을 구경을 마치고 다시 이동을 한다. 다리를 건너라는 자전거표시가 있어 페달을 조심스럽게 밟아 짱뚱어 다리를 건너간다.
다행히 산책하는 사람들이 없어 중간에 내리지도 비껴서지도 않고 처음 시작부터 마지막 끝날때까지 일사천리로 지날갈 수 있었다.

갯벌 위 데크를 달리는 기분이 묘하면서도 들뜬다.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없는 완전 내 세상이다.

다리를 건너가면 우전해수욕장의 해변과 해송숲에 도착하고 해변 뒤편으로는 대나무로 만든 독살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잠시 조형물 앞에서 추억을 남긴다.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에 신안 증도가 2위라고 한다.
그래서 기념으로 이 조형물을 만들어 놓은것 같다.

등수까지는 모르겠고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증도만큼 안성맞춤인 관광지가 없을것이라는 의견에는 100% 동감한다.

한반도 해송숲
우전해변에 진입하면 바로 한반도 해송숲이 나온다. 한반도 해송숲은 한반도 지형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지도를 보니 정말 한반도와 매우 흡사하다.

넓게 펼쳐진 해송숲에는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있고 경사가 거의 없는 평지로 해송이 가득해 자전거로 달 리기에 최적의 코스다.

우전해변
숲길과 모래사장을 보고만 있어도 제대로 힐링되는 기분이다.
짱뚱어해변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한반도 해송숲, 그리고 우전해변까지 길게 펼쳐진 주변경관은 정말 혼자보기 아까울 정도로 일품이다.

이곳 신안에서는 보는 모래해변 스케일은 남다를 정도로 웅장하다.
이러한 자연으로 빚어진 해변이 육지 어느 곳에 있었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명품 해수욕장으로 자리잡을것이지만 이 아름다운 모습을 지속적으로 유지할수 있을까~하는 의문점이 든다.
아마 개발의 명목아래 현재와는 아주 다른 인위적인 모습으로 변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곳 해변도 임자도 대광해변만큼은 아니지만 모래 입자가 가늘어 자전거로 해변 위를 달리는데는 제격이다.

끝없이 펼쳐진 리아스식 해안과 하얀 모래....
정말 세상을 다 얻은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한마리 야생마가 해변을 달리듯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한반도 해송숲
해송숲을 지날때는 해변과 또 다른 기분을 느낀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지자체의 경우 소나무 숲길에는 자전거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추세인데 이곳 증도는 소나무 숲길을 통해 새소리, 바람소리, 파도 소리까지 동시에 들을수 있도록 명품길을 준비해 놓고 전국 라이더들에게 자전거를 탈수 있게 만들어 놓았으니 라이더의 한사람으로써 아주 뜻깊고 이보다 더 호사를 누릴수 있는 장소가 어디에 있을지 질문을 해 본다.

섬 전체 지형을 어느 누구나 부담없이 탈수 있도록 코스를 만드신 관계부서 담당자님의 깊고 치밀한 연출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소나무에서 뿜어나오는 피톤치드로 인해 잠시 무거웠던 몸이 한순간에 깃털이 된듯한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게한다.

우전해변을 따라가면 신안갯벌센터와 슬로시티센터를 만나게 된다.
엘도라도 리조트와 인접한 증도갯벌생태전시관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 증도의 최남단인 왕바위선착장이 나오는데 가지않고 발길을 돌려 화도 노두길 인증센터로 이동한다.

한가한 농로를 따라 화도 노두로 가는 길은 시골길을 가는것 처럼 마음이 편안해 진다.
바람에 휘날리는 길가의 갈대를 바라보니 어린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묻어난다.
아~ 좋다.
바닷바람을 부딪치며 가면서도 달리는 마음은 그냥 좋다.

화도 노두길 인증센터
농로를 따라 드디어 당도한 화도 노두길 인증센터.
노두는 썰물에 사람이 왕래하기 위해 놓은 징검다리라고 한다.
화도는 물이 빠지면 걸어서 건너갈 수 있는 섬으로 노두길로 연결되어 있다.

다행히 오늘은 썰물때라서 신비의 바닷길이 열렸다.
전쟁에 승리한 개선장군 마냥 허리를 곧게 세우며 노두길을 달려 나간다.
노두길 양 주변에 넓게 펼쳐진 갯벌이 장관이다.
보기만 해도 스케일이 엄청나다.

넓게 드러난 갯벌
물 빠진 갯벌에는 짱뚱어가 먹이사냥을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양말을 벗고 뛰어 들어가 같이 노닐고 싶다. 그냥 자연과 함께 있는 그대로....
제대로 머드팩하는 기분이겠지~

저 멀리 섬과 섬은 끝없는 갯벌로 이어져 금방이라도 자전거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지만 그랬다가는 갯벌 속 화석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1004섬 증도는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물 빠진 화도노두길
섬 안의 섬, 화도는 물이 들면 섬이고 물이 빠지면 육지가 된다고 한다.
지금은 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고 물이 빠지면 화도 양옆으로는 넓은 갯벌이 형성되어 농게와 짱뚱어들의 활기찬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잠시 옛 추억을 다시 회상시켜 준 화도 노두길을 뒤로 한채 마지막 인증센터인 태평염전으로 이동한다.
섬이라 해가 빨리 떨어진다.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는 기분을 느낀다.
화도 노두길을 나와 수로가 있는 농로를 따라 돌마지경로당을 경유하면 포장도로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단일염전으로는 국내최대 규모인 광활한 태평염전이 시작된다.

태평염전 인증센터
마지막 태평염전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소금이라고 다 똑같은 소금이 아니다.
일부 개인업자들이 중국소금을 국내산 소금과 섞어 만들어 신안섬 소금이라고 속여 비싼 가격에 팔다가 적발된 경우를 매스컴을 통해 보긴했는데....

이곳 증도 태평염전 브랜드는 '섬달채'다.
소금을 구입할때 섬달채라고 하면 생산지가 증도 태평염전이라는 것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소금 아이스크림이라는 간판이 신기해 발걸음을 멈춘다.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을 생각하면 단맛이 생각나는데 소금은 짜단 말이지... 대체 어떤 맛일까?

잠시 쉬면서 소금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궁금증을 해결해 본다.
소금이 들어가는데 어떤 맛일까 궁금하긴 하다.
단맛과 짠맛의 조화~
먹을수록 신기하고 맛이 입에 적응되는건지 입이 맛에 적응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맛있다.

태평염전
자전거를 타고 마주한 태평염전은 끝이 없어 보인다.
저 멀리 보이는 산 끝자락까지 이어진 염전은 여의도 면적 두 배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태평염전은 끝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엄청나다.

태평염전 중앙을 가로지르는 염전길은 비포장으로 수십여채의 소금창고가 일렬로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이 마치 딴 세상에 온 듯 이채롭다.

울퉁불퉁 패인 비포장도로를 달리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속도도 안나고 해서 포장도로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태평염전 입구로 방향을 선회한다.

태평염전 입구에 데크길이 보여 잠시 둘러본다.

태평염생식물원
갯벌습지 국내 최고의 ‘태평염생식물원’이다.
식물 종류별로 구역을 나눠 구분을 해 놨는데 어떤기준으로 구분했는지는 문구내용을 자세히 읽지못해 잘 모르겠다.

원래는 산책로 데크길인것 같은데 다니는 사람이 한명도 보이지 않아 어린이 마냥 혼자 재미를 실컷 누려본다.

태평염전을 벗어나 지도증도로에 올라타고 금새 차가워진 저녁 바람을 맞으며 첫 출발지인 관광안내소로 신나게 페달을 밟는다.

코로나 정국에도 평소 주말에는 캠핑족과 라이더 그룹 10여팀 정도가 증도를 찾는데 오늘은 평일이다보니 차량도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다.
증도를 오늘 통채로 가진 기분이다.

증도라이딩을 마치고 출발지점인 관광안내소 주차장에 도착했다.
부담없는 코스, 거리, 시간...
모든게 만족스러운 라이딩이었다.

관광안내소 주차장
이제 라이딩 마무리를 하고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한다.

짱뚱어 맛집 '전주식당'
오늘 메뉴는 증도에서 유난히 많이 보았던 짱뚱어탕~

지도읍으로 나와 보건소 인근에 있는 식당으로 조용히 들어간다.
한눈에 보기에 식당 간판과 건물은 요즘 트렌드와는 동떨어진게 사실이지만 난 이런 분위기가 더 정겹다.
전주식당... 식당 이름도 웬지 친근감을 준다.
원래 이런 식당이 맛집이라는 사실은 나름 정설이다.

혹시 몰라, 식사 됩니까~ 하고 묻는다.
앉아계시던 주인 아주머니께서 벌떡 일어나시며 들어오란다.

노부부가 하시는 식당 인데 이곳에서 30년 넘게 하셔서 고수의 느낌이 전해진다.
식당안에 들어서니 뭔가 산만한 분위기가 눈에 들어오는데 뭔가 하고 유심히 보니 붓글씨와 그림이다.

남자 주인장께서는 젊으셨을때 글씨를 좀 쓰신것 같다.
식당안 전체가 글씨요 그림이다.
한가득 붙여 있지만 거부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나 이곳에서도 철저한 방역수칙에 따라 온도 측정을 하고 기록한 후에 짱뚱어탕 주문을 한다.

짱뚱어탕
맛이 어떨까?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

진하게 갈아 만든 짱뚱어탕은 나의 입맛에 딱이다.
처음부터 간을 강하게 하지않아 개인 취향에 따라 소금이나 산초. 고추 등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먹을수록 국물은 진하고 깊은 맛을 낸다.
반찬도 깍두기, 실치,젓갈등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주인장의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한그릇을 맛있게 뚝딱 해치웠다.

오늘 증도에서 눈과 귀가 호강했는데 배까지 부르니 다른 어떤것도 부러울게 없다.

자전거로 난생 처음으로 증도를 달려봤다.
우리나라 최대의 소금 생산지 태평염전과 보물섬의 추억이 깃든 신안해저유물, 짱뚱어 다리와 해송 숲 산책로,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모래해변, 길고 긴 제방과 한적한 농로, 해안도로, 바다를 가로지르는 화도 노두길 등등....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아름다운 증도의 자연경관을 자전거를 통해 느낄수 있는 사실은 라이더들에게 행복이고 축복이다.

증도라이딩은 끝났지만 더 구석구석 알아보고 싶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증도를 방문할려면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둘러볼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와야할것 같다.
대충 보고간다면 머릿속에 아름다운 풍광의 잔상이 남아 몇일동안 괴로울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두개 코스밖에 못 다녀왔지만 감히 4대강 종주길이나 제주 환상길보다도 신안 1004섬 8코스가 라이더들에게 더 멋지고 알찬 코스일거라고 생각되며 적극 추천해 주고 싶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여유를 가지고 한번 더 신안 1004섬 '증도'를 찾고 싶다.

증도여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