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0.8.15) 광복절 기념 라이딩(부제: 독수리 오형제)

EverGreenMan 2020. 8. 16. 17:15

어제 천성산~봉화산 라이딩도 하고 오늘 오후에는
다른 일정도 있고해서 오전시간은 그냥 집에서 에어컨 바람쐬며 편하게 쉴까도 생각했지만 가슴 속 라이더의 열정은 막지 못했다.

스쿨카페 공지를 보니 파파님도 오전만 시간이 된다며 마실 라이딩을 공지해 비슷한 조건에 있는 둘이서 함께 라이딩을 하기로 하고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다음날 아침 8시 미평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파파님과의 마지막 라이딩은 작년 8월경으로 기억되는데 라이딩 중 내 애마 앞바퀴 디스크가 닳아 라이딩을 중단할수 밖에 없었던 돌산 라이딩을 끝으로 거의 1년여 만에 만남인 것 같다.

아침이 밝았다.
오늘 기상청 예보를 보니 중부지방은 마지막 장마가 한창이라는데 남부지방은 폭염주의보가 내린다고 한다.
참 우리나라가 땅 덩어리가 넓다는 사실을 실로 실감하는 순간이다.

약속장소인 미평공원에 도착하니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껌딱지님이다.
오늘 라이딩에 함께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었다.
이로써 세명이 함께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잠시 후 블랙님까지 오늘 일정에 합류하셔서
동행인원은 다시 네명이 되었다.

혹시 몰라 카페를 다시 최종 확인해보니 굿맨님도 참석하신다고 해서 오늘 라이딩 인원은 어느새
5명으로 늘어났다.

굿맨님께서 이제 집에서 출발한다고 해서 도착한
일행 4명은 가곡정자방향으로 이동했다.

가는 중 자전거도로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백장미님 내외분께서 만성리방향으로 운동하러 가시는 중이셨다.

인사를 드리고 다시 움직이니 어느새 가곡정자에 도착했다.

굿맨님을 기다리는 동안 파파님의 복장을 보니
좀 특이한 부분이 보였다.
복장 뒷면에는 여러 문구들이 씌여져 있었는데
마나님께서 손수 제작을 했다고 했다.

자세히 문구내용들을 살펴보니
유튜버 투워니파파~
구독~ 좋아요~
눌러주세요^^

멋지다. 응원한다~^^

일행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복면을 하셔서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소나무회원 몇분도 가곡정자 앞을 지나가셨다.

굿맨님께서 마지막으로 가곡정자에 도착하셨다.

이로써 광복절 기념 라이딩을 위한 독수리 오형제 인원이 모두 모였다.

출발인증을 남기고 오전 8시 45분!
첫 목적지인 전봉산을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


금호아파트, 해리슨 가든 웨딩홀을 거쳐 농로길을 따라 보리암을 지나 본격적인 전봉산을 향해 달려갔다.

폭염이었지만 산 속의 열기는 도로보다는 높지 않아 달리동안 도로보다는 한결 수월했다.
그래도 숨이 막히는 날씨는 어쩔수 없었다.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날은 무더워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니 기분은 마냥 좋았다.


일행모두 오후에 일정이 있고 굿맨님도 오후에는 템덤 라이딩이 있어 무리하지 않고 즐기며 페달을 밟고 올라갔다.


전봉산 자락을 따라 위로 올라갈때마다 주변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니 잔차를 멈추고 계곡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날보다 높은 습도로 숨이 턱턱 막혔지만 일행들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잘 올라갔다.

달리다보니 전봉산 마지막 업힐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도착했고 이곳에서 목을 축이며 땀을 식혔다.

주변을 둘러보니 하늘도 맑고 산새도 푸르고 모든게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일행들이 잠시 휴식을 하는 중 아래쪽에서 두분의 라이더님이 올라오셔서 우리일행 주변에서 멈춰섰다.

한분 라이더님께서는 전봉산 라이딩이 오늘 처음이라는데 무더운 날씨속에서도 중단없이 한번에 올라오셔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굿맨님께서 두분 라이더님에게 Mtb 스쿨카페
홍보를 하시고 그들과 함께 오늘의 추억을 담았다.



휴식을 끝내고 두분 라이더님께 안전라이딩을 당부하고 이제 다시 호랑산 삼거리로 이동했다.

이후 진행은 급격한 업힐 구간은 없어 일행은 무리하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갈 수 있었다.

습도가 높은 날씨로 땀이 주체할수 없이 흐른것외에는 라이딩하는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


역시나 비포장 길을 달리니 기분이 좋다.

가끔씩 모기떼가 땀냄새를 맡고 쫒아왔지만 천성산 모기떼와 비교하면 전투력은 많이 약해 큰 위협은 되질 않았다.


이 무더운 날씨에도 아직 물기가 마르지 않은 웅덩이들이 군데군데 보였고 물을 머금은 풀들은
더욱 자라 그 높이가 제법 자신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전봉산 이곳저곳을 달리다보니 드디어 호랑산 둘레길 삼거리에 도착했다.

호랑산 둘레길에 오기 전까지 mtb 스쿨 여성 라이더 선배님 한분쯤은 만날 것 같다는 나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만날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삼거리에서 물 한잔씩을 마시고 휴식을 하며 오늘 결성된 독수리 오형제의 흔적들을 남기기 위해 추억들을 연신 담았다.



한창 인증 샷을 남기고 있는데 삼거리 위쪽에서 웅웅거리며 엔진소리가 크게 들렸다.

공사 차량인줄 알았는데 잠시 후 드러낸 모습은 바이크 동호회원들이었다.

큰 소음을 내지르며 4대의 바이크가 간지나는 포스로 줄줄이 삼거리 방향으로 내려갔다.


무더운 날씨로 영취산 방향 라이딩은 취소하고 사근치로 해서 자내리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한참을 내려가는 중에 사근치에 못가서 방금 전 간지난 포스로 내려갔던 바이크 동호회원들이 쉬고 있었다.

잠시 일행들도 이곳에 멈춰 서로 궁금한것들에 대해 물어본다.
자세히 보니 네분 바이크 라이더 중 한분이 여성라이더님이다.

작은체구에 바이크를 타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세상은 좁다.
한 동안 서로간에 애기를 나누는 중 갑자기 형과 동생관계가 확인됐다.

파파님과 라이더 한분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이다.
헬멧과 복면을 하고 있어 서로를 알기가 쉽지 않을것인데 그 느낌이 있는지 쪽집게 같이 서로를 알아봤다.

파파님도 잔차를 타기전 바이크를 타셨다는데 그때 동호회 활동을 함께했다고 했다.

다들 각자의 취미생활로 즐거움을 만끽하며 생활하는 자체가 아름다웠다.



바이크 동호회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일행은 사근치를 지나 자내리방향으로 다운을 시작하려는데 포터트럭이 진행을 방해한다.

마이크에서 나오는 익숙한 멘트~계란.. 달걀~
좁은 마을도로를 점령하고 천천히 내려간다.

일행도 어쩌지 못하고 포터 꽁무니만 보고 한동안 내려가다 순간 빈틈을 노리고 잽싸게 빠져 나갔다.

역시 다운이다.
신나게 다운을 하며 내려가자 상암 큰도로가 나왔다.
여기서부터는 도로다.
열기로 더울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덥지는 않았다.

얼마 달리지 않아 기다리던 상암 편의점에 도착했다.
편의점 안에서 먹고 싶었지만 그런 공간이 없어 어쩔수 없이 후덥지근한 바깥 벤치에서 목을 축였다.

블랙님께서 달걀과 음료를 대접해주셔서 저하되었던 엔돌핀을 다시 상승시킬 수 있었다.

갈증을 없애기 위해 계속 들이킨 음료와 아이스크림때문에 배가 이제는 한시름 놓은것 같았다.

먹고나니 더운 날씨에 몸이 노근노근하고 잠이 오려는지 하품이 계속 나왔다.

이런식으로 계속 쉬었다가는 일어나기가 힘들것 같아 곧바로 박차고 일어났다.


휴식과 음료로 무더위를 식힌후 이제 일행은 신덕으로 가기위해 도로 위를 달렸다.

이 길을 달릴때마다 나를 놀래키며 짖어대던 멍멍이들도 오늘은 폭염속에 더위를 먹었는지 아무 반응을 하지않으니 오히려 서운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원유부두가 보이는 도로를 우회전해서 신덕항포구로 들어가니 한적하고 조용한 신덕마을이 나왔다.

마을을 통과한 신덕피서지 위쪽 부근에는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쓰레기들이 해안으로 밀려와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한가득 쌓여 있었다.


피서지 전망대 둘레길 반대편 귀퉁이에 올라가는 싱글길이 보여 굿맨님을 따라 올라갔다.
앙증맞은 아주 짧은 싱글이었다.
싱글 길 끝에 계단이 있어 안전을 위해 내려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는 깨끗한 에멀랄드 빛깔에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폭염이지만 미세먼지가 많지 않아 화창한 날씨덕분에 시야가 좋았고 멀리 여수 정박지에는 광양항으로 입항하기 위해 대기중인 상선들이 자기들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피서지 아래쪽 해안은 쓰레기가 많지 않았다.
깨끗한 피서지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잠시 이곳에서 휴식을 하며 생각에 잠겼다.
바다건너 남해가 선명하게 보일정도로 날씨가 무척이나 화창했다.


이제 드디어 파파님의 신무기 드론이 등장했다.
오늘의 피로함을 한방에 날려버릴 드론 영상을 기대하며 준비하는 파파님의 손동작 하나하나에 관심이 집중됐다.


파파님의 신무기 드론을 직접 가까이서 보니 신기했다.
날렵하게 생긴 모양이 상공으로 떠올라 주변을 날렵하게 내려다 본다.



드론의 모습이 정말 우주선같아 일거수일투족을 일행모두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지친 일행들에게 에너지를 보충해주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신덕전망대 여정을 끝내고 피서지쪽으로 내려가자 안쪽 에는 캠핑족들이 진을 쳐 그늘을 만들고 폭염속에서 자신들만의 여유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드론을 챙기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파파님 합류 후에 신덕 언덕길을 올랐다.
도로열기는 뜨거웠지만 제법 바람이 불어 라이딩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업힐 후 잠시 휴식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는 더욱 더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파파님은 오늘 마지막 드론 영상을 위해 촬영준비를 했다.


드론 촬영준비가 끝나자 일행은 다시 교육원 방향으로 내려갔다.
파파님이 드론으로 영상촬영을 한다고 해서 속도를 최대한 줄이고 천천히 라이딩을 진행했다.

한참을 내려가도 파파님이 뒤따라오지않아 무슨 일이 있나 걱정이 됐다.

드론이 전기줄에 걸렸나,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생각에 계속 기다려도 오지 않아 교육원 입구 도로 건너편에서 일행들은 파파님을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파파님이 도착했다.
늦은 이유를 물어보니 드론이 일행의 라이딩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따라가기를 못했다고 했다.
결국 영상 촬영이 안되었다는것이었다.

그래도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파파님이 합류하고 나서부터 이제는 오천동 업힐이 시작했다.

자출퇴근하면서 다니던 코스인데
요즘 바쁜 일정과 폭우로 자출퇴근을 한지가 꽤 오래된것 같다.


오천동 업힐을 올라 만성리 방향으로 다운을 했다.
도로 갓길 나무들에서 뿜어나오는 시원함이 잠시나마 업힐의 수고를 보상해 주는것 같았다.

오늘도 만성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많다. 해수욕장을 지나 일행은 점심을 먹을 식당으로 이동했다.

하늘 위에는 천성산 활공장에서 출발한 페러글라이딩 2대가 상공에 떠 다니며 착륙할 지점을 물색하고 있었다.

차량과 인파속을 뚫고 식당에 도착했지만 블랙님은 지인과 점심 약속이 있으시고 껌딱지님 오후 근무로 아쉬웠지만 식당 앞에서 작별인사를 나눴다.


잔차를 한 귀퉁이에 받쳐 놓고 굿맨님의 안내로 들어온 맛집~

"와 돈가스" 식당이다.
점심시간때보다 일찍 들어와서인지 아직까지는
우리 일행말고 다른 손님들은 보이지 않았다.
바깥 날씨와는 달리 식당 안은 시원했다.

만성리를 왔다갔다하면서 식당 간판은 자주 봤었는데 오늘에서야 이 식당에 음식 맛을 보게 되었다.
더워서 그런지 간단한 메뉴가 끌려 비빔밥으로 선택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굿맨님의 대접으로 배불리 먹었다.


비빔밥으로 배를 채운 후 복귀차 이동하려고하니 몸이 나른했다.
자전거도로의 열기가 고스란히 몸으로 느껴졌지만
다행히 달리는 중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곤 했다.
자전거도로에는 폭염때문인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셋이서 이야기를 하며 달리다고니 어느덧 미평공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파파님과 인사를 하고 굿맨님과도 둔덕 성도교회 부근에서 인사를 드린 후 둔덕재를 비비고 집에 도착했다.


이로써 폭염속에서도 광복절 기념 라이딩은 독수리 오형제의 혁혁한 임무완수로 즐겁게 라이딩을
마무할 수 있었다.

안전사고 없이 라이딩에 함께 해주신 벙짱 파파님 그리고 블랙님, 굿맨님, 껌딱지님께 감사드리며
스쿨 회원님들께서도 무더운 여름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