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0.8.8) 틈새공략! 무선산~화양 비봉산 롸딩^^

EverGreenMan 2020. 8. 9. 22:24

요즘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
끔찍할 정도로 내린다.
무서울 정도다.
땅이 마를 시간이 없다.

어제가 입추였는데 올 여름은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하고 이대로 여름은 끝나는건가?

오전시간 반가운 달고나님의 라이딩 카페 공지시간을 보니 아이들 학원 픽업시간과 겹쳐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오후 틈새시간을 노려 가까운 곳으로 라이딩을 다녀올 심산으로 댓글을 남겼는데 오랜만에 앨리스님도 같은 공간안에서 댓글을 다신다.

엘리스님과 우연찮은 기회에 롸딩 시간이 맞아 함께하기로 했다.

앨리스님과 단 둘이서 얼마만에 라이딩인지 모르겠다.
생각해보건대 1년은 훨씬 넘은 듯하다.

오후 1시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집을 나서려는 순간 하늘에서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다.
오늘도 비때문에 라이딩을 포기할수 밖에 없는걸까~

그래도 안전히 제일 중요하기때문에 바로 나갈수가
없어 일단 비가 좀 잠잠해질때가 출발시간을 늦췄다.

다행히 당일 1시 30분부터는 비가 좀 수그러들었고 기상예보예도 우리지역은 비가 소강상태라는 정보를 얻고 더이상 지체해서는 오늘도 쫑 날것 같아 앨리스님과 둔덕 중앙하이츠 인근 자전거도로에서 만나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한 앨리스님과 거의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만난것 같다.

비가 온 뒤라 코스는 제한적이었고 특별한 코스계획은 없었다.
그래도 예전부터 생각해 왔던 인근에 무선산은 가보고 싶었다.

앨리스님 말로는 무선산은 평소에는 사람들이 산책을 많이 나와 라이딩하기에는 부담스러운데 오늘같은 날씨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것 같다며 일단 무선산을
가도 괜찮을것 같다고해서 먼저 무선산을 한바퀴 돈 후 달천으로 달리기로 했다.

예전부터 무선산은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이제서야 가게되었다.

오늘은 도로만 달릴줄 알고 공기압을 빵빵히 넣고 왔는데 싱글을 간다고하니 솔찍히 마음은 긴장됐다.

출발!

이내 우리는 첫 목적지인 무선산으로 달려갔다.
앨리스님이 앞장서고 내가 뒤를 따라갔다.

잔뜩 물먹은 자전거도로 바닥을 달려갔다.
등 뒤로 뛰는 물이 오히려 스쿨역할을 해줘서
달리는데 시원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폭우로 자전거도로 상태가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자전거도로 상태는 괜찮았다.



틈새시간에 자전거 도로에 자전거 타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지만 도보로 삼삼오오 운동하시는 분들은 많이 계셨다.


자전거 도로에서 무선산 방향으로 가기 위해 여천 전남병원 지점인 큰 도로로 빠져나와 도원초등학교 방향으로 이동했다.


여천 선원성당을 지나 무선산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벛꽃엔딩님이다.

달고나님과 팥죽라이딩을 마치고 이제 귀가하는 중으로 시간이 되면 같이 무선산 한바퀴 돌자고 권유했지만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들때문에 힘들겠다며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얼마 가지않아 무선산 초입이 나타났다.
처음부터 업힐이다.
열심히 페달질을 밟아본다.
습도가 높아 벌써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올라갈수록 물에 흠뻑젖은 축축한 길들 때문에 속도가 더디었다.
운동하고 내려 오시는 분들이 계셔 가벼운 인사를 드리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무선산 쉼터에 도착하니 어르신 부부께서 벤치에 앉아 두분만의 시간을 갖고 계셨고 인사를 한 후 본격적인 무선산 싱글을 시작했다.

일단 앨리스님으로부터 산 코스에 대한 설명과 주의사항을 듣고 난후 길을 뒤따라 갔다.
일명 준비운동인 셈이다.

처음 와본 싱길이라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힘을 빼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순간마다 긴장되고 힘이 잔뜩 들어가는 건 어쩔수 없는것 같았다.


주변환경은 급하지 않은 경사에 만족스러웠지만 미끄러운 흙길과 밖으로 얼굴을 내민 굵직한 나무뿌리들은 긴장한 내 심장을 더욱 쫄깃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최대한 뉴트럴 자세를 유지하며 편안함을 느끼려고 했지만 굵은 나무뿌리가 눈앞에 나타날때면 몸이 자꾸 앞으로 쏠려 무게중심이 앞에 집중되었다.


높은 습도와 긴장감이 체력을 조금씩 갉아 먹어 정신을 못차리게 만들었다.



앨리스님께서는 무선산이 자신의 구역임을 확인시켜 주듯이 물 흐르듯이 다운을 부드럽게 내려오시는걸 보니 마냥 부러울 따름이었다.



무선산을 한바퀴만 돌았는데도 온몸의 기운이 쏙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첫 무선산 싱글을 무사히 마치고 내려오니 일단은 마음이 평온했다.
내려온 장소에는 약수터가 나왔고 이곳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휴식을 했다.



약수터에서 휴식을 하며 다음 라이딩 코스를 상의했다.

다음 코스로 도로보다 화양 비봉산으로 가기로하고
처음 가보는 마을 뒷길을 통과해 죽림으로 넘어갔다.

앨리스님의 주 라이딩 코스로 나는 이 마을은 오늘 처음 가보지만 나름 재미가 있는 곳이었다.
역시 길이 있다면 언젠가 다시 만난다는 사실...
잠시 후 죽림이 큰 도로로 합류했다.

한참을 농로길을 따라 달려 비온 마을 내천이 흐르는 창무마을을 관통하여 비봉산으로 올라갔다.

비봉산은 몇번 다녔었던 코스로 이곳에 도착하니 무선산에 있을때보다는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무선산에서 시작된 라이딩은 논스톱으로 비봉산 정상까지 내달렸다.

잠시 햇살이 얼굴을 비추는 듯 했지만 부끄러운듯 금새 구름사이로 얼굴을 다시 꽁꽁 숨겨버렸다.
그래도 땀이 비 오듯이 줄줄 흘러내린다.

비봉산도 비 온뒤라 주변에 토사와 돌멩이들이 많이 흘러 내려왔고 중간에 물 웅덩이가 만들어져 위험개소가 많아 주변을 잘 살피며 달려갔다.

쉬지않고 올라오다보니 드디어 비봉산 끝자락에 도착했다.

내려다 본 푸르른 화양면 들녘이 이곳에 온 보상을 눈으로 해주는듯 했고 주변이 어느 산새 못지않게 너무나도 멋졌다.


이곳을 그냥 지나갈 수 없어 앨리스님과 나는 깨끗한 주변 환경과 신선한 공기를 깊게 들이 마셔가며 이 아름다운 모습들을 추억으로 담았다.







한참동안을 아름다운 절경을 담느라 휴식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땀을 많이 흘렸더니 이제는 갈증이 났다.
높은 습도와 싱글로 인한 체력소모가 컸는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싶었다.

보급을 하기위해 제일 가까운 옥적으로 가기로 했다.
상전마을 농로길을 통과하여 옥적으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중간에도 산에서 내려온 토사와 돌멩이들이 널부러져 있어 안전에 유의하며 조심히 내려갔다.


농로길을 따라 내려온 길에서는 오랜만에 몸 구석구석까지 느낄수 있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순간 긴장이 싹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참 평안함이 느껴지는 산골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드디어 갈증을 해결해 줄 옥적슈퍼에 도착했다.


도착한 슈퍼 쉼터 와상에는 주민들로 보이는 십여분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즐겁게 고~스톱..
놀이를 하고 계셨다.

흙으로 범벅이 된 자전거를 한쪽에 뉘이고 우리는 땀으로 젖은 얼굴을 차가운 수돗물로 씻어냈다.


점심을 먹은지 얼마되지 않아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갈증을 해결할 곡차와 사이다 그리고 라면으로 요기를 했다.

여사장님께서 끓여주신 라면은 압권이다.
라면 속에 딱새우과 오징어까지 넣어주어 라면가락안에서 바다내음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게 해주었다.
배는 불렀지만 젓가락은 계속 라면 가락을 입속으로 집어넣고 있었다.

엘리스님과 1시간 이상 많은 애기를 나눈것 같다.

옥적슈퍼에서 복귀할 코스를 상의했다.
원기도 회복했으니 도로보다는 왔던 코스로 다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다시 업힐로 시작해서 죽림까지 논스톱으로 달린다.

엊그제가 입추였던것처럼 들녘에 빠알갛게 익어가듯이 고추를 보고있으니 이제 여름도 얼마 남지 않은것 같아 괜시리 서글펐다.


올라가다보니 농로길에 토란이 보인다.
넓은 잎사귀 위에 옥구슬 굴러가듯 물을 머금고 있는 토란대를 보니 어릴적 우산대용으로 토란대를 사용하며 놀던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 났다.


한참을 달리다 얼마가지 못해 논스톱 라이딩은 중단될수 밖에 없었다.

비봉산 정상부근에서 폭우로 내려온 흙더미가 내려와
원래있던 길이 사라지고 가는 길마다 폭우로 중간에 길이 흙더미로 덮이거나 끊어져 풀숲을 헤치고 그순간을 벗어날수 밖에 없었다.




험난했던 길을 뚫고 다시 올라온 비봉산 끝자락에서 이번에는 처음 올라왔던 창무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왼쪽 백초마을로 내려갔다.
내려가다가 보니 멋진 휴양림이 나타났다.


엘리스님이 앞장서고 내가 뒤따라가며 싱글의 묘미에 빠졌다.
비를 먹은 흙과 밖으로 들어난 나무 뿌리들이 물기가 있어 미끄러워 잔뜩 긴장을 하며 최대한 조심히 내려왔다.

좁은 길을 통과하려니 심장이 쫄깃해졌다.



길지 않은 코스였지만 나름 재밌게 휴양림을 싱글길을 통과했다.

바로 이곳을 지나가기가 아쉬워 엘리스님과 함께 이곳에서 추억을 담았다.

이순간 만큼은 모든게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짧은 싱글길이 끝나고 이제는 백초마을로 곧장 내려간다.


싱글길에서 너무 긴장했던걸까~

백초마을 다 내려와서는 조심히 내려온다고 했지만 물기에 젖은 임도 중간에 이끼를 밟아 그냥 오른쪽으로 슬라이딩...

이거 또 오른쪽 갈비뼈가 다친거 아닌거 아닌가~ 걱정됐지만 호흡을 길게 들어마시니 호흡은 정상이었다.

다행히 오른쪽 갈비뼈는 이상이 없었다.
오른쪽 엉덩이와 팔꿈치에 가벼운 찰과상 정도에 안도했다.

이제는 온몸이 상처투성로 터미네이터 수준이다.


창무 백초마을에 도착하니 마을 집집마다 가을맞이를 벌써 하려는 듯이 해바라기 등 예쁜 꽃들이 담장 높게 솟아있어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앨리스님은 역시 꽃 사진을 담느라 연신 핸드폰 셔터를 눌러 대셨다.


백초마을 이곳은 처음 와 보는데 마을이 조용했다.
꽃구경하고 제대로 하고 다시 농로길을 따라 죽림까지 곧장 내달렸다.


죽림에 도착해서는 오늘의 라이딩 흔적을 말해주듯 잔차가 흙과 토사들로 뒤범벅이 되었다.

이대로 들어가면 마나님께 분명 한소리 들을것 같아 엘리스님과 주변 자동 세차장을 찾아 고생한 애마들을 깨끗하게 목욕을 시켜주니 아주 말끔해졌다.

자전거 세차를 한후 각자의 집으로 이동했다.
라이딩이 끝날때까지 비는 오지 않았다.

이로써 앨리스님과의 라이딩은 마무리됐다.

오늘은 앨리스님이 주로 다니는 코스로 해서 새로운 타입의 라이딩을 즐긴것 같다.

틈새시간을 잘 이용해서 비 한방울도 맞지 않고 라이딩을 잘 마무리 할수 있었다.

오늘 함께해준 앨리스님께 감사드리며 스쿨회원님들도 어디에 계시든 안전하게 라이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