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강바람 따라~
오늘은 영산강 강바람을 따라 달려보려고 한다.
요 며칠 차디찬 바람에 온 몸이 잔뜩 움츠려져 방구석에 가만히 쳐박혀 있고 싶었지만
당직이 끝난 오늘은 오랫만에 화창한 날씨때문인지 사람의 마음이 조금은 풀려 몸이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게 만든다.
퇴근시간이 늦은 관계로 라이딩은 목포가 아닌 느러지전망대에서 출발하여 영산강 물줄기를 따라
광주를 한바퀴 둘러 보려고 한다.
화창한 날씨때문인지 출발지인 느러지전망대에서 부지런하신 라이더님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한반도 지형을 닮은 느러지마을, 산기슭에서 바라본 영산강 물줄기가 평온하다.
영산강 국도를 달리다.
코스방향은 보통 다니던 자전거길 코스가 아닌 서쪽 국도를 따라 다녀오려고 한다.
느러지전망대에서 내려와 몽탄대교를 지나서부터 행정구역상 무안군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라이딩이 시작되고 국도를 따라 올라간다.
주말인 오늘도 여전히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서 라이딩하는데는 제격이다.
반대편에서도 도로의 장점을 제대로 살린 로드 라이딩그룹이 잽쌉게 지나간다.
일단 국도를 코스로 선택한건 잘한 것 같다.
무안 몽강리 식영정나루터, 이산리 이산터널을 지나자 어느덧 함평군 엄다면으로 진입한다.
멀리 동강교도 보이고 모든게 평화롭다.
자주 오다보니 이제 모든게 낯익게 느껴진다.
기아 첼린져스 필드 야구장
영산강로를 따라 달리던 중 곡창리 대곡마을에 자리잡은 "기아 챌린져스 필드 야구경기장"이
눈에 들어와 잠시 눈요기를 해보지만 오늘은 훈련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함평군 월호리, 석정리, 나주 동당리마을은 들판은 이미 추수가 끝나 이제는 허허벌판이다.
도로까지 조용하니 적막감까지 든다.
갈대군락지 매력에 빠지다.
죽산보 인근에 다다르자 도로 건너편 아래 웅장한 갈대군락지가 보여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워 잠시 샛길로 빠져 군락지 속으로 들어간다.
인기척 없는 이 가을의 아름다운 운치를 혼자서 독차지하며 인생컷의 주인공이 되어 제대로 만끽한다.
바람에 흐느끼는 갈대의 움직임에 멍하니 하늘만 쳐다본다.
오늘 날씨도 왜이리 좋은지.... 급한 일로 없는데 천천히 나만의 생각에 빠져 오랜시간 갈대속에 머무른다.
나주시내의 가을풍경을 만끽하다.
나주일대도 영산강과 어우러진 자연경관을 갖고 있다보니 구경거리들이 제법 많다.
넓게 뻗은 마을 들판을 지나자 영산교가 나타나고 반대편에는 예전에 와 보았던
영산포 황포돛배 나루터가 보인다.
홍어도 제법 맛있게 먹었었는데...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영산강 주변으로 체육공원을 예쁘게 만들어 놓아서인지 나주시민들이 제법 많이 나와 자신들만의
시간을 즐기고 계신다.
나주도 도시와 농촌으로 조화롭게 시 구성이 잘 어루어진 듯 하다.
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시내가 정돈되고 깨끗하다는 인상이 든다.
구도시와 신도시를 이어주는 웅장한 빛가람교 건너편에는 나주혁신도시 시가지가 보인다.
승촌보을 거쳐 광주시내 입성하다.
나주시내를 벗어나 얼마지나지 않아 승촌보에 진입한다.
역시나 승촌보에는 자전거 휴게소 답게 많은 라이더들이 휴식을 하고 있다.
승촌보부터는 광주자전거길로 이어진다.
화창한 날씨를 즐기려는 라이더들이 정말 많다.
잠시 자전거길(아랫길)을 이탈해 농로(윗길)를 따라 달리는 기분도 남다르다.
차량행렬은 있지만 오히려 다른 사람들로부터 장애를 받지 않으니 더 편안한 기분이다.
국도를 따라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서창 사거리에 다다른다.
광주시내에 진입해서부터는 차량행렬이 너무 많아 계속 진행하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상무대로 옆 극락교를 이용해 영산강 반대편으로 넘어가 복귀하기로 한다.
도심속에서 시골을 만나다.
반대편 영산강 자전거길 주변은 여느 시골동네 같은 분위기다.
도심속 안에 시골.. 문촌마을, 신야촌 마을
아마 인근에 광주공항이 있어 개발이 어려운 듯 하다.
잠시 요기할 생각으로 주변에 편의점을 찾는데 도통 찾을 수가 없다.
역시나 도심속에 농촌답게 30분여가 지나서야 편의점을 만날 수 있었다.
갈길이 멀다.
속도를 내어 송정교를 건너 나주방향으로 이동한다.
황룡강 장록습지보호지역에서 만난 갈대
송정교를 지나 황룡강자전거길이라는 이정표를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넓게 펼쳐진 갈대습지를 접하게 된다.
갈 길은 멀지만 구경거리는 놓칠 수 없다.
이 곳은 황룡강 장록습지다.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황룡강 하류부에 위치하여 영산강과 생태적 연결통로를 형성하며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습지원형이 잘 보전된 도심 내 하천습지로 생태학적 보전가치가 높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주변을 보니 습지의 규모가 생각했던것보다 웅장하다.
조망대에는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고
습지 안에는 자전거길도 잘 정비되어 있어 그 곳을 이용하는 라이더들이 많이 보인다.
장록습지를 보호하라! 119 화재신고!
습지구경을 마치고 이동하는 중 도로가 옆으로 발생한 불길이 심상치 않다.
자욱한 연기속으로 그냥 지나가면 될것을 또 이놈의 오지랖...
인근 주민이 주변 풀을 태우려고 불을 지른것 같은데 불길의 진행속도와 규모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지켜보기로 한다.
전봇대 전기줄도 불길에 휩싸이고 만의 하나 불씨가 도로 옆 갈대습지로 튀기라도 한다면
엄청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그래도 다행인건 날씨가 좋아 바람의 세기가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 이상 이 상황을 미룰 수 없어 난생 처음으로 119에 화재신고를 한다.
갈 길은 멀지만 어쩔 수 없이 상황이 마무리 될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신고한 지 6분여만에 싸이렌 소리가 들리며 연이어 소방차 3대가 현장도착 하고
소화작업이 시작된다.
내가 미쳐 보지 못한 잔불도 주변에서 계속 피어오르고 소방대원들은 잔불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신다.
작업을 한지 15분여간 지나서야 소화작업은 마무리되고 이제서야 난 목적지를 향해 다시 달린다.
이제 다시 나주들녁을 달리다.
송정마을 동계평야, 본덕마을 용봉들을 지나자 멀리 승촌보가 나타난다.
좀 전에 지나갔던 길을 따라 이제 다시 나주 들녁을 달린다.
여전히 승촌보에는 많은 라이더들이 휴식을 갖고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많이 보인다.
깨끗한 나주 자전거길 위를 나뒹구는 낙엽들... 제대로 느끼는 가을의 감성이다.
영산포를 벗어나 나주, 함평 국도를 달리다.
홍어 냄새가 물씬 풍길것 같은 영산포을 지나면서 나주시대를 벗어난다.
이제부터는 왔던 반대편으로 나주와 함평 국도를 다시 달린다.
여전히 많지 않은 차량행렬과 드 넓은 들판을 보면서 목적지를 향해 이동한다.
왔던 길을 다시 가느라 조금 심심하기는 하지만 반대편에서 보지 못했던 자연경관들을 찬찬히 바라보는
느낌도 나쁘지는 않다.
동강교를 지나 느러지전망대에 도착하다.
나주, 함평 국도를 달리다보니 어느 덧 동강교와 마주하게 된다.
이 곳에서부터는 국도가 아닌 영산강자전거길을 이용하기로 하고 동강교를 넘어간다.
느러지 전망대로 향하는 자전거길을 잘 정비되어 있다.
아무도 없는 자전거길을 달리는 기분도 묘하다.
산에 둘러쌓여서인지 저녁 5시가 넘어서자 주변은 서서히 어둠이 밀려온다.
저 멀리 저녁노을이 지기 시작하는데 그 운치를 사진에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자연은 항상 변하지만 그 본질 자체는 그대로 있다. 단지 내가 변하는 것일뿐이다.
영산강의 추억, 언제나 내 마음속에 영원히~
안전하게 느러지전망대에 도착했다.
오늘 느끼고 가졌던 행복했던 시간!
내 자신에게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언제 다시 영산강 물줄기따라 달려볼수 있을까?
이제 다시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다시 오고 싶다.
그 동안 영산강과 함께 했던 시간들....
이제 모두 추억이 되리~
영산강이 그리워질것 같다.
굿 바이~ 잘 있거라~ 영산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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