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0.10.17) 천성산 업힐, 봉화산 다운 그리고 상암로

EverGreenMan 2020. 10. 18. 19:36

토요일 오전시간 딸과 아들 독감주사 병원 내원과 학원 픽업을 하고나니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모든 일정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오후가 다 되었다.
점심을 먹고나니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고 몸이 노근노근해지고 침대가 자꾸 나를 부른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 있는 나의 자유시간을 이대로 보낼수는 없지 않은가~

몸을 박차고 빨래걸이에 걸린 라이딩복을 챙겨입고 집을 나선다.



오후시간, 따사로운 햇빛때문인지 자도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거의 볼수 없었다.

오늘 혼라 코스는 천성산 업힐 후 봉화산 다운 그리고 다시 영취산과 전봉산으로 이어지는 라이딩을 할 예정이다.

자도를 지나 만성리 방향 망양로를 따라 내려가니
저 멀리 천성산 활공장이 보인다.

잠시 후 만나게 될 제일 난이도가 있는 첫번째 천성산 업힐코스다.

이제 저 산을 올라가야 한다.
여수에서 단일코스로는 경사도가 제일 심한 곳으로 올라갈때나 내려올때나 항상 신경이 쓰이는곳이다.

반대로 전남대 방향에서 봉화산 업힐 후 천성산 다운으로 내려가면 좀 수월할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천성산 업힐 후 봉화산 다운이 더 매력적인 코스다.

오늘은 체인 트러블이 없어야 되는데 걱정이다.
요즘 자꾸 신경쓰이게 체인 이탈현상이 발생한다.



북초등학교 인근에서 천성산 기도원 이정표를 따라 좌측으로 올라간다.

드디어 천성산 업힐이 시작된다.
오른지 얼마되지 않아 호흡은 빨라지고 페달 속도는 느려진다.
자동적으로 전체적인 몸 밸런스가 자꾸 앞으로 밀착된다.

급격한 업힐 경사에 몸을 낮게 숙이지 않으면 자전거가 들릴수도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몸이 반응을 한다.

아직도 천성산에는 힘 좋은 모기떼가 있는지 초입부터 나의 땀 냄새를 맡고 얼굴 주변을 집중 공격한다.

다행히 얼굴주변을 버프등으로 철옹성같이 꽁꽁쌓은 덕분인지 얼마지나지 않아 지 풀에 꺽여 더이상 따라오지 않는다.

천성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오른지 얼마되지 않아 후회를 한다.
나도 항상 그렇다.
오늘도 가쁜 숨을 가다듬으며 내 페이스대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도 약 2km정도 되는 거리는 나름 체력단련을 하기에는 정말 좋은 코스다.
코스를 정복하고 나면 나름 성취감도 느낀다.

천성산 업힐은 오버하지 않는것이 제일 중요하다.
남 속도에 맞춰가게되면 100% 중도에 멈추게 되어 무정차 완주를 못하게 된다.

피곤한 몸에 업힐이 시작되어서인지 오늘은 속도도 안나고 목이 자꾸 마르다.

그래도 힘든 구간 3~4곳만 넘으면 목표에 다 다를수 있다는 생각에 뚜벅뚜벅 페달질을 한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적막한 산속을 지나가며 음악소리를 듣고 혼자서 자연을 만끽한다.

한발 한발 더딘 결과 천성산 휴양림이 보인다.
이제 거의 업힐 구간은 다 끝났다.

조금 더 앞으로 나가보니 눈앞에 봉화정이 보인다.


무정차 완주 후 봉화정을 지나쳐 곧바로 활공장으로 진입한다.
여기도 오늘은 조용하다.

잠시 짐을 풀어헤치고 몸을 바람에 맡긴다.


역시 힘들게 정상을 올라오니 성취감과 동시에 아름다운 여수해만의 절경을 볼수 있는 특권을 준다.


동료 여직원이 보내준 연두색 형광 양말...
색상이 탁월한 선택이다.
알고 보낸 것인지 양말 색깔과 자전거 색깔이 자연스런 조화를 이루는 깔 맞춤이다.




완전 내 세상이다.
오늘따라 등산하는 사람들도 없다.





오늘 처음 사용해 본 새로 구입한 "까네미 피토" 선글라스는 완전 대만족이다.

선글라스 자체가 간지가 나고 반동에 흔들리지 않고 얼굴에 편안하게 감긴다.


충분한 휴식 후 이제 봉화정을 내려간다.


신나는 다운코스이지만 항상 긴장을 해야한다.
오히려 천성산 업힐보다 신경이 더 쓰인다.


내려가는 중에도 라이더는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봉화정을 내려와 이제 영취산과 전봉산으로 향한다.

영취산으로 이동하기 위해 오늘은 삼거리 갈림길에서 평소 다니던 왼쪽 전남대 방향으로 가지않고 오른쪽 상암방향으로 내려간다.





상암방향으로 내려오니 자내리 큰 도로로 나와 합류하게 된다.


이제부터는 상암로를 따라 계속 달린다.
내리막 길이다보니 가만히 안장에 앉아만 있어도 저절로 자전거가 움직일 정도다.

영취산에 오르기 전 마지막 휴식장소에 도착했다.
매번 이곳을 지날때마다 들리는 세븐 일레븐 마트에서 목을 축이며 충분한 당분을 공급한다.

휴식 중 집에서 전화가 온다.
오늘이 아들 생일이여서 식사 약속시간에 늦으면 안된다고 했다.

시간을 보니 앞으로 예정 코스를 다 돌면 약 2시간은 족히 될것 같아 고심끝에 오늘 라이딩은 여기에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어쩔 수 없는 법~
늦지않기 위해 최대한 페달질로 상암로를 따라 집으로 복귀했다.


오늘은 말그대로 굵고 짧은 라이딩이었다.

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땀을 흘리며 라이딩을 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해바라기 회원님들도 한주도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