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2.9.24) 해남 땅끝자전거길 "9코스 흑석산길"

EverGreenMan 2022. 11. 13. 11:43
오늘 라이딩은 원산회원님과 함께 해남 땅끝 자전거길 "9코스 흑석산길"을 다녀오려고 한다.

원래 흑석산 코스 출발지는 계곡면사무소부터지만 코스거리가 24km로 비교적 짧은 관계로
목포에서부터 출발하여 해남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이번 흑석산길 라이딩은 가학마을에서 시작해서 가학마을로 되돌아 오는 코스로 정했다.

오늘도 역시나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라이딩 하기 좋은 날씨다.

목포 평화광장, 삼호대교 뚝방을 지나 영암 장개마을 들녘을 지나간다.
세한대학교 앞 영산강 지류를 통과해서 부터는 서호리~망산리~호포리 일대에 반듯하게 농지구간이 정리된 끝이 보이지 않는 들녘을 따라 흑석산으로 이동한다.

도로가에 줄지어 가지런히 자리잡고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흔들거리는 분홍색, 흰색, 노랑색 빛깔의
코스모스 풍경이 가을의 운치를 더해준다.

 
 

한참을 달리는 중 도로가 넓어지면서 마치 비행기 활주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장난감처럼 보이는 아기자기한 경비행기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신한에어 비행장" 이라고 명칭이 적혀있는걸 보니 경비행기 교육장인듯 싶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푸른 하늘은 더 높게 보이고 금방이라도 흘러다니는 뭉게구름이 내 머리 위로 내려올것만 같다.
들녘에 노오랗게 익어가는 벼들은 보기만해도 배가 부를 지경이다.
영암의 평화로운 들녘을 구경하며 원산회원님과 이야기를 하는 사이 어느덧 해남에 진입한다.
친절하게도 이정표가 있어 계곡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제부터 흑석산 라이딩이 가학마을에서 부터 시작된다.
이곳 사방을 둘러보니 들녘의 규모가 만만치 않다.
온통 황금빛 물결이다.
상기된 기분으로 사정리 들녘을 바라보며 지나간다.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첫 자전거표지석을 만나게 되고 이때 좌회전을 한다.
멀리서 나마  내가 가야할 흑석산이 정면으로 보인다
들녘 길이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코스를 이탈하지 않도록 서두르지 말고 잘 숙지하며 가야한다.
들녘 길이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코스를 이탈하지 않게 잘 숙지하고 가야한다.
계곡면사무소 얼마 지나지 않은 지점, 자전거표지석을 좌회전하면서부터가
실질적인 흑석산길 라이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비 포장길이 눈에 들어오면서부터 오르막이 시작되고 산세 위세에 잠시 옷무새를 가다듬는다.
올라가보자!
강철~방춘 임도를 거친 숨소리를 내며 시나브로 올라간다.

조용한 산속에도 민가가 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고 경계심 많은 바둑이들만이 우렁차게 짖어댄다.

한참을 업힐을 하던 중 눈 앞에 급경사 오르막이 만난다.
아닐꺼야~  설마 코스를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놨을까??

짧은 거리지만 경사도가 최고 30도까지 안장 앞에 엉덩이를 붙이고 몸을 바짝 엎드리며 올라간다.
이 길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결론은 갈림길에서 앞만 보고 가다보니 미처 코스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코스이탈을 해서
 잘못들어온 것이다.
덕분에 체력단련을 제대로 했지만 나 때문에 원산회원님이 고생이 많다.
그래도 길은 만나게 되어있는 법, 정신을 차리고 계속 위로 오르다보니 원코스로 합류한다.
가파른 업힐이 끝나고 나서부터는 대체적으로 완만해서 라이딩하는데 무리는 없다.
고요한 산기슭에 바둑이들 짖는 소리만 우렁차다.
초반 강철~방춘 임도구간 업힐로 고생을 했지만 안재에서부터는 수고로움의 보상이 다운으로 이어진다.
우거진 숲을 그늘삼아 안구정화를 하며 사람들의 발길이 없는 비포장길 내리막을 안전하게 내려간다.
나무들 사이로 순간순간 삐집고 들어오는 햇살이 따사롭다. 
세심사 인근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정면 바닥에 씨알이 굵은 밤들이 나뒹굴고 있다.
어린시절 추석명절을 쇠기 전 사촌형과 함께 뒷산에 올라 밤을 따서 푸대자루에 담아오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참 맛있게 먹었는데 요즘은 밤을 먹어본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방춘마을로 내려간다.
계속되는 다운으로 기분은 계속 업된 상황이다.
이런 기분을 잠시 진정시키며  방춘마을 진입 전, 안장에서 내려 방춘저수지와 그 뒤 흑석산을 바라본다.
우뚝솟은 흑석산!  정상부의 암릉을 보고있자니 산의 강인함이 느껴진다.

고요한 방춘마을이다.
순간 방춘정을 그냥 지나칠뻔했다
방춘정이다.
전라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조선시대 순천김씨 강학소라고 한다.
정자 고건축물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관리가 잘되어 있는 듯하다.
안에 까지는 들어가보지 못하고 주변의 배회하며 방춘정의 모습을 감상한다.
다리를 건너면 도로가에 연자방아와 350년 된 보호수 팽나무도 볼수 있다.
이곳 방춘마을은 조선시대로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간것처럼 시간이 멈춘듯 하다.
구경을 제대로 하고 다시 출발한다.
이제 마고마을을 통과해서 흑석산 자연휴양림으로 이동한다.
이곳 들녘의 황금빛 벼 이삭만 봐도 배가 부르다.

태양광발전시설을 통과 후 우회전하여 2차선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정말 한적한 시골 분위기다.
흑석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깨끗한 입구와 안내도가 눈에 들어온다.
자연휴양림 주변을 찬찬히 구경해 보기 위해 휴양림 안으로 천천히 올라간다.
역시 휴양림답게 시원한 산바람이 불어오니 몸이 노근해지고 잠이 솔솔 온다.

정상부 벤치에 잠시 앉아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피톤치드에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자연휴양림에 오면 아픈 몸도 나아질 것 같다.
인근에는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흑석산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해서 흑석산 정상까지
다녀올 수 있도록 산책로도 마련되어 있다.
아쉽지만 흑석산 자연휴양림 구경을 끝내고 이제 가학저수지 방향으로 이동한다.

일단 비포장길을 달리는 느낌이 아주 좋다.
힐링 그 자체다.

파쇄석이 깔려있는 일부 구간에서는 속도를 내지 않고 주변경치를 구경하면서 내려온다.
둘러둘러싸인 숲 사이로 햇살을 받은 가학 1저수지가 거울처럼 반짝인다.
어떠한 방해없이 가학 2저수지를 지나면서 가학마을로 내려간다.

농로길을 따라 드디어 가학마을에 도착했다.
다소 아쉬운 짧은 흑석산길 라이딩이 마무리 되었다.
이제 다시 영암의 드넓은 들판을 바라보며 목포를 향해 달려간다.
오늘 라이딩은 화창한 날씨 속에서 흑석산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끝으로 흑석산길 라이딩이 안전하게 마무리되어 감사를 드리며
또 다른 해남 땅끝자전거길 라이딩에 대한 부푼 기대를 하며 다음 일정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