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1.10.20) 목포시내 구경

EverGreenMan 2021. 10. 31. 20:53

오랜만에 추위가 누그러진 오후..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안장에 오른다.

특별히 가고자하는 코스는 없다.
움직이는대로 가려한다.

출근 코스인 자전거길을 시작으로 목포시내를 두루 살펴보기로 한다.

자전거길에 오르면 출근길 업힐구간 산정동 성당에 오른다.
산정동 성당에 올라오면 기분이 좋고 목포 구 시가지 일부를 내려다 볼수 있다.
오늘은 날씨까지 화창해 시가지 대부분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한 성당주변은 언제나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어 한적하다.

이제 다시 시내 자전거길을 따라 달린다.
느긋한 페달링으로 여유로운 기분을 느낀다.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다.

북항에 있는 공원에서 잠시 들러 흙길을 타며 시간을 보낸다.
운동을 하시는 어르신들께서 자전거를 보고 눈치를 주지만 요령껏 나만의 스타일로 주변을 달린다.
흙길을 밟는 소리는 언제나 듣기 좋다.

북항을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달린다.
해안가 곳곳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요즘 부쩍 많아진것 같다.
낚시철인가?

유달 유원지에서 목포대교를 바라본다.
잔잔한 바다위로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떼를 보며 평온함에 잠시 회상에 잠긴다.

목포대교를 바라보는 중 저번주 흑산도를 갈때 탔었던 쾌속선 "유토피아"호가 물살을 차며 지나간다.
반갑다.

"예향목포"라는 기념비가 보인다.
목포개항 110주년 기념비라고 적혀있다.
2007년이 110주년이었으니 2021년인 현재는 목포개항이 124년이 되는 셈이다.
목포항의 역사가 엄청 오래됐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느낀다.

해안도로에서 유달산 아래 달동네인 서산동 시화골목 입구로 진입한다.

시화골목에는 영화 "1987" 촬영지로 유명한 "연희네슈퍼"가 있다.
이곳에 도착하여 주변을 돌아보니 영화에서 봤었던 장면들이 떠오른다.

슈퍼는 시골마을에 하나쯤 있을 평범한 동네슈퍼다.
좁은 골목, 낡은 건물들을 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1970년~1980년 시대의 마을의 과거로 회귀한 것만 같은 동네다.

슈퍼 안에도 들어가 예전 물건들을 구경해보고 싶었지만 코로나19때문에 슈퍼 문은 열쇠로 굳게 닫혀있었다.

시화골목 구경을 끝내고 유달로를 따라 경사도가 있는 노적봉으로 올라간다.

노적봉은 임진왜란때 이순신장군이 적을 물리치기 위해 이 노적봉을 짚과 섶으로 둘러 군량미가 산더미같이 쌓인 것처럼 보이도록 위장했다고 한다.

노적봉 구경을 끝내고 유달산을 휘어감고 있는 도로를 따라 달리며 특정자생 식물원, 달성공원, 유달산 조각공원을 지나간다.

유달로에서 내려와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삼학도에 도착했다.
주변을 정비하여 만든 삼학도공원 사이로 잔잔한 물길이 회전을 한다.
아름답게 꾸며 놓아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인것 같다.
가끔씩 적막을 깨며 물 위로 튀어 오르는 이름 모를 물고기...
무엇이 그리도 궁금한지... 아님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려고하는건지... 궁금하다.

인근 김대중 대통령 기념관에도 들려본다.

"경북도민의 숲"은 경북과 전남이 협력하여 발전하자는 의미로 서로의 고장에 숲을 조성하기로하고 경북은 구미에 전남은 목포 삼학도에 유치하여 그 의미의 뜻을 더욱 뜻깊게 하였다고 한다.

주변에는 가을의 마지막을 인사하듯 바람에 몸을 흔들어가며 추억을 남겨주는 코스모스의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해안도로를 끝내고 삼호대교로 넘어간다.
삼호대교에서 바라본 남악과 오룡지구의 아파트들이 저녁 노을에 물들어간다.

남악지구를 지나 남창대교를 넘어가면 새로운 무안시대를 상징하는 오룡지구가 나타난다.
새롭게 단장한 아파트들과 주변 도로가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있다.

남창천을 따라 건너 지역에는 또다른 오룡지구를 표현하는 2지구 공사가 한창이다.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이제 곧 겨울의 문턱에 들어설것 같다.

눈 내리는 어느 겨울날, 라이딩 하기를 기다리며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