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랑

(21.6.19) 신안 천사섬(신의 ~하의~도초도)

EverGreenMan 2021. 6. 26. 16:16

오늘은 해바라기 회원들과 1박 2일 일정으로 신안 천사 섬 가는 날이다.

1일차는 신의도~하의도 코스이고
2일차는 도초도~비금도 코스를 돌아본다

1일차 하의 당두항에서 도초 시목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코스방향은 신의 동리항부터 시작해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라이딩할 예정이다.

신의도로 가는 첫배는 목포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오전 5시 40분에 있다.
섬마다 매표소가 다르니 확인하고 가야한다.

오늘 라이딩은 멀리 여수에서도 회원들이 참여하여 어느때보다도 즐겁고 멋진 라이딩이 기대된다.

이제 매표소에서 신의 동리항 승선권을 끊고 일행을 안전하게 실어준 선박에 올라선다.
동리항 도착예정시간은 오전 7시 30분으로 이동시간만 1시간 50분이 걸린다.

선박에 오르니 일행들 모두 소풍가는 기분인양 어린아이처럼 들뜬 분위기다.
행복한 느낌은 어느 누구나 똑같은 모양이다.

오늘의 소중한 시간의 한 페이지를 남기기 위해 추억을 담는다.

선박에 마지막 승객까지 승선하자 뱃고동 소리와 함께 엔진이 돌아가자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접안에 있던 선박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침 날씨는 구름이 조금 낀 하늘이지만 바다는 마치 호수처럼 잔잔하기만 하다.
오히려 이런 날씨가 라이딩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목포 앞 바다가 평온하다.
해양대학교 실습선이 보인다.

선박으로 목포대교 아래를 지나가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왼쪽은 고하도가 있고 오른쪽에는 멀리 북항이 보인다.

목포 수로를 통과하는 막다른 지점에 목포항을 드나드는 선박들의 길라잡이 목포 구등대가 보인다.

이름은 목포 구등대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등대 위치는 해남이다.
해남 해안가를 따라 멋진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지역도 개발로 인해 새로운 도로와 건물들이 짓느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목적지로 가는 동안 평온한 바다날씨를 뒤로하고 객실에 바로 드러눕기가 아쉬워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일행들과 잠시 추억들을 부지런히 담아 넣는다.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도중 신안의 이름 모를 많은 섬들이 눈앞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장산도에서 승객을 내려주기 위해 한차례 중간기착한 선박은 어느새 신의도 동리항에 도착해 간다.

이제 일행도 서서히 하선할 준비를 시작한다.

드디어 신의도 동리항에 도착했다.
차량과 승객들 뒤로 일행들도 섬에 발을 내딛는다.
설레는 순간이다.
동리항 여객선터미널이 아담하고 깨끗하다.

출발하기 전 흐트러진 복장을 고쳐입고 신의면 이정표를 배경으로 안전라이딩 의지를 다져본다.

이제 출발이다.
도착한 신의도 날씨는 화창하다.
출발했던 목포날씨보다도 더 좋아진것 같다.
오염되지 않은 신의도 바닷가 공기를 깊게 들여마시며 내가 지금 이곳에 와 있다는 사실을 되뇌여본다.

혼자가 아닌 여러사람들과 함께 라이딩을 하니 행복감과 기쁨은 배가 된다.
깔끔하게 정비된 아스팔트 도로, 많지 않은 차량, 섬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맘껏 누려본다.

출발지점을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 도로 양옆으로 넓은 염전밭이 눈앞에 펼쳐진다.
규모가 엄청나다.
계속되는 광경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염전 밭을 가로질러가는 느낌이 신기하기만하다.

주변을 구경하는 중 라이딩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만난다.

산딸기다.
길가에 빨갛게 익은 탐스러운 산딸기가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모습을 일행들의 레이다망에 포착되고만것이다.
이 상황을 보고 어찌 그냥 지나칠수 있겠는가?
가던 길을 멈추고 산딸기에 자동적으로 손이 간다.

달콤한 산딸기 맛에 취해 어릴적 추억이 되살아난다.
손 놀림이 빨라지고 각자의 입으로 끊임없이 들어간다.

산딸기의 달콤한 맛에서 빠져나와 페달을 다시 움직인다.

첫 인증은 구만.노은 임도 코스다.
구만 마을로 진입하여 산기슭을 따라 가는 아름다운 해안 임도다.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라이딩하는 기분이 정말 최고다.
괜시리 콧노래도 불러보고 소리도 질러본다.
최고다.^^

라이딩 내내 왼쪽으로는 푸르른 신안 바다가 보인다.
이동하는 곳마다 멋진 전망을 보여준다.

대체적으로 산이 낮고 평탄하여 초보자도 임도를 즐기며 달리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것 같다.

이곳에서 일출과 일몰을 보게 된다면 환상적일것이다.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이 드디어 구만.노은 임도 첫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일행 모두 코스에 만족하며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코스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진다.

구불구불한 임도를 조심히 내려오니 노은마을로 진입한다.

두번째 인증센터는 황성금리 해변이다.

마을 농로길을 통과해 가다보니 이정표에 황성금리 행선지가 나타난다.
인적 없는 도로를 신나게 달리는 곳곳마다 오염되지 않은 산딸기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개도 사라지고 날씨가 점점 화창해 진다.

주변 절경을 구경하며 달리는 사이 일행은 황성금리 해변에 도착했다.

처음 만난 황성금리해변의 느낌은 이전 임자도에서 대광해변의 화려함을 봐서 그런지 생각했던것보다 해변은 작고 아담했다.

넓지 않은 모래해변이었지만 일행들의 기분을 업시켜 주기에는 충분하다.
모래해변 멀리 조그만한 여러 섬들이 보이는데 위치상 아마 진도의 어디쯤 되어 보인다.

일행들 모두 딱딱한 모래해변을 자전거로 달리며 근심 걱정거리를 잠시 내려 놓는다.

누군가가 설치해 놓은 분위기 있는 하얀 벤치에 앉아 잔잔한 바다를 조망할때면 여느 유럽의 유명한 아름다운 장소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가만히 풍경을 바라볼때면 가슴이 펑 뚫리는 기분이 든다.

조용한 한적한 이 해변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다.
하지만 일정상 오래 머무를 수 없어 아름다운 해변을 뒤로하고 어쩔수 없이 발걸음을 다음 장소로 옮긴다.

굴암리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왔던 길로 다시 나가야 한다.
하태저수지를 지나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계속 달리다보면 도로 끝지점을 만날 수 있다.

굴암리항에 도착했다.

조용한 항포구로 이곳도 역시 인적이 없다.
항포구를 정비사업을 하는지 공사자재들이 널부러져 있다.

신의도 코스는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야 하기때문에 시간이 조금 지체되어 서두르기로 했다.

하태길을 따라 달리는 중 문제가 발생했다.
유국재 회원님 사모 자전거 변속기 프레임이 고장이 나 전혀 페달링을 할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내리막이 아닌 평지에 고장이 나서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아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

자체수리를 해보려고 했지만 자전거 고장 상태가 심각해 일단 목포로 나가기로 결정했다.

동리항까지 이동을 해야 하는데 섬이라 택시도 연락이 안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즈음 섬 운행 마을버스를 만나 기사님께 자초지정을 말씀드리자 흔쾌히 자전거를 실어 이동할수 있었다.
나중에 들은 애기지만 버스 종점에서 다시 기사님 개인 포터에 자전거를 실어 동리항까지 운송해주셨다니 정말 고마운 기사님께 감사를 드린다.

멀리 여수에서 1박 2일을 목적으로 힐링 라이딩을 하기 위해 새벽에 넘어오셨는데 생각지도 못한 이런 변수가 생겨서 어쩔수 없이 라이딩을 중단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 남은 회원들은 하의면으로 넘어가기 위해 다시 달린다.

멀리 신의면과 하의면을 연결해 주는 삼도대교가 보인다.
삼도대교를 지나면 하의도 라이딩이 시작된다.

삼도대교를 통과하고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니 면사무소일대가 나타난다.

제일 멀리 위치한 인증센터를 확인하기 위해 속도를 올려 하의도 남서쪽 해안으로 달린다.

모래구미 해변을 지나 큰바위 얼굴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도착한 정자 위에서 섬을 바라보니 섬 왼쪽 부분이 이름을 큰바위 얼굴이라 지어서 그럼게 보이는건지 수많은 세월 속 파도와 바람에 깍여 마치 사람 얼굴형상처럼 생긴것 처럼 보인다.

큰바위 얼굴을 구경하고 다시 면사무소 방향으로 이동하는 중 배꼽시계가 수시로 경종을 울린다.

하의면사무소 근처에 위치한 '태양분식'에서 잠시 휴식을 하며 요기를 하기로 한다.
상호명은 분식이지만 실제 판매하는 음식은 분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곡차와 왕갈비를 주문하고 서비스로 주신 꽃게까지 더해 허기진 배를 채운다.
섬 라이딩을 할때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팁은 결재를 카드보다는 현금으로 하면 도움이 된다.

한참동안을 요기를 한 후 인근 웅곡항을 잠시 둘러보고 원기회복한 체력으로 김대중 대통령 생가로 달린다.

가는 중 평화의 섬을 상징하려는 듯 천사모형의 조형물들이 눈에 띄고 대로에 즐비하게 세워져 있다.

김대중 대통령 조형물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통령 생가의 모습은 원형대로 복원되었다고 한다 .
생가 앞에는 소금 전시관이 설치되어 있고 잔디밭 주변으로는 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오늘 처음으로 관광객을 만날수 있었다.
후광이라는 대통령의 호는 마을 지명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생가에 와서 보니 목포에 있는 김대중 기념관에 봤었던 역사 기록과는 또 다른 느낌과 존경심으로 다가온다.
이 조그만한 섬에서 태어나 국가지도자가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그분의 인생역경이 느껴진다.
참 대단하신 분이시다.

이제 마지막 인증센터 하의3도 농민 기념관으로 이동한다.

하의도도 가는길마다 방조제와 염전 그리고 논. 밭이 어우러진다.
평화의 섬 답게 조형물들이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어 분위기를 한층 더해준다.

농민 운동기념관에 도착했다.
날씨가 더 좋아진것 같다.
하늘이 청명 그 자체다.

기념관 주변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푸르른 녹음이 한결 기분좋게 만들어 준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기념관 내부도 둘러본다.
내부가 역사적 자료들을 한눈에 볼수있게 잘 구성되어 있다.
조선후기부터 일제 강점기 동안 하의도 농민들이 갖은 고초와 길고 긴 투쟁끝에 제 땅을 탈환했던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들을 알고 공부할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것 같다.

농민기념관을 끝으로 신의도와 하의도 여행을 마치고 도초도로 넘어가기 위해 당두항으로 향한다.

당두항으로 가는 중 농로길 가운데 우둑커니 서 있는 커다란 나무의 장대함에 마음을 뺏겨 잠시 걸음을 멈추고 추억을 담아본다.

현삼회원은 내일이 근무여서 당일 코스만 라이딩하고 웅곡항 선박을 승선하여 목포로 가기 위해 아쉽게 여기에서 헤어진다.

당두항에 도착했다.
출항시간은 오후 4시
아직 30분 넘게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이 항로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인지 컨테이너식 매표소도 10분 전에야 문을 연다.

정확한 시간에 슬로시티3호에 일행은 승선한다.
승객은 일행 3명이 전부다.

40여분 되는 거리를 아주 편하게 시목항까지 올수 있었다.
시목항에 도착하니 해수욕장의 광활한 모래해변이 눈을 사로 잡는다.

해수욕장 뒤 해송 숲사이로 캠핑 족들이 많이 보인다.

넓게 펼쳐진 시목해수욕장 모래 백사장이 일품이다.
가려다보니 바로 앞에 인증센터가 있어 손쉽게 인증을 할수 있어 횡재한 느낌이 든다.

도초도는 다녀온 신의도, 하의도와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똑같은 섬이지만 도초도는 부드러움과 여성스러움이 신의.하의도는 거칠고 딱딱한 남성스러움이 느껴진다.

도초도는 본격적인 라이딩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수국구경 후 면사무소에서 1박을 할 예정이다.

시목항에서 수국공원을 가려면 아스팔트 도로 오르막을 넘어야 한다.
오르막만 넘으면 다운과 평지도로를 달리면 된다.

지남리 마을 언덕위에 공원이 보인다.
마을 집들의 지붕은 모두 파란색이다.
깔끔한 느낌을 주기 위함일까
갑자기 어릴적 봤었던 파란 몸의 스머프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조금 수국공원에 도착한다.
수국들이 초입부터 마중을 나와 있다.
로또 맞은 기분이다.
사실 수국을 보려고 일부러 온것도 아닌데 우연히 일정을 잘 맞춘것 같다.

수국공원은 2014년에 조성됐다고 한다.
축제기간은 6월 18일부터 6월 27일 까지라고 힌다.

형연색색 수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혼자보기가 아까울 지경이다.
수국들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니 눈이 즐겁고 오늘 운좋게 눈 호강을 제대로 한다.

수국구경은 2년 전 거제도 수국 구경 후 2번째인데 아직 만개 전인지 꽃잎이 조금 작게 느껴진다.

수국공원에서 오랜만에 많은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들 여러가지 종류 색깔의 수국과의 추억을 담기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고 다들 바쁘다.

자연이 만들어준 수국 구경을 마무리 하고 가는게 해변으로 가는 임도를 올라본다.

임도에서 내려다본 파란지붕 지남마을 일대가 평온해 보인다.

임도가 계속된다.
내일 일정도 있으니 무리하지 않고 면사무소로 되돌아가기로 한다.

가는게 해변을 임도에서 내려다 보는것으로 대리 만족하기로 한다.
조금 전까지 보였던 해변이 자욱한 안개가 덮치더니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임도를 내려와 지남마을 거쳐 아름다운 팽나무 가로수 길을 달린다.

도초면사무소에 도착했다.

일단 숙박시설을 찾아보기로 한다.
5곳을 방문했는데 다 만원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빈 숙박시설이 없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수도 있다.

비금도는 팬션이 많기 때문에 넘어가야 할 판이다.
일행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다행히도 어렵게 구한 숙소, 노부부가 운영하는 '수도모텔'이다.

시설내부가 허름하고 열악하지만 어쩔수 없다.
이 마저도 없었으면 어쩔뻔 했겠는가?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다만 평상시에도 주말에 숙박시설이 예약으로 항상 만원이라면 도초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많다는 건데 앞으로는 도초도에 있는 숙박시설이 좀더 개선된 시설로 거듭 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로써 1일차 라이딩이 모두 마무리 되었다.

예상치 못한 자전거 변속기 고장과 근무로 참가인원 모두가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못내 아쉽지만 함께했던 시간들은 이제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으리라.

내일 있을 도초~비금도 라이딩을 위해.....